-
'프랑' 대신 '에코'…식민잔재 지우는 서아프리카
옛 프랑스 식민지 서아프리카 8개국이 식민 통치의 상징인 화폐 ‘세파(CFA)프랑’의 사용을 중단하고 내년부터 지역 내 공용화폐인 ‘에코(Eco)’를 도입한다. 세파프랑은 그동안 서아프리카 식민 역사의 상징으로 여겨져왔다. 세파프랑의 사용중단은 75년 전 뿌려진 식민 통치 잔재를 거둬내고 경제적 독립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프리카타임스 등 현지 언론을 보면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경제중심 도시 아비장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화폐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니바사우, 니제르, 말리, 베냉, 부르키나파소,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토고 등 8개국은 내년부터 세파프랑 대신 에코를 사용한다. 또 보유 외환의 절반을 프랑스에 보관해야 하는 의무 조항도 종결된다.와타라 대통령은 “서아프리카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식민주... -
차이나우드, 할리우드 뛰어넘을까
‘차이나우드’가 ‘할리우드’를 뛰어넘을까.올해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 누적 수입이 613억2000만위안(약 10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미 CNN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영화 티켓 판매 플랫폼인 마오옌 엔터테인먼트의 대변인은 아직 2주 가량 남았는데도 박스오피스 누적 수입이 지난해 기록(607억위안)을 넘어섰다면서 “올해 중국 국내 영화가 박스오피스의 성장을 이끈 핵심”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국에서 흥행한 영화 10위 안에 중국 영화가 8편이다. 3위에 오른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10위 <분노의 질주:홉스앤쇼> 등 할리우드 영화 2편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5년 전만 해도 중국 박스오피스의 흥행 상위 10편 중 절반이 외국영화였다. 지난해엔 10위 안에 6편이 중국 영화였다.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1억명이 넘게 본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201... -
이탈리아는 왜 차별·혐오 논란이 반복될까
#1. 11월5일 이탈리아의 한 유소년 축구클럽에서 한 선수의 어머니가 상대팀의 아이에게 인종차별적인 비방을 가해 논란이 되자 구단들은 다음 경기에서 두 팀 선수 모두 얼굴에 검은색(블랙 페이스)을 칠하고 경기를 치르자고 제안했다.#2. 12월3일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로마냐에 있는 미슐랭 추천 식당의 유명 세프인 지안루카 고리니는 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찢어진 눈’을 묘사하며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하고 사진을 내렸다.#3. 12월5일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데 델로 스포르트는 1면에 로멜루 루카쿠와 크리스 스몰링의 사진을 싣고 ‘블랙 프라이데이’(검은 금요일)라는 제목을 뽑았다.#4. 12월16일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 세리에A는 인종차별 철폐 캠페인을 펼친다며 밀라노에 있는 본부 건물에 원숭이를 묘사한 그림 3점을 걸었다.이탈리아 축구계를 중심으로 차별과 혐오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왜 이런 사건... -
아프리카 여성·청년들은 인터넷으로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중앙 아프리카 차드의 서른 다섯 여성 아이차 아둠은 자신의 진로 앞에 놓인 장벽을 깨드린 주인공이다. 여성이 통신회사에서 기술을 다룬다는 이유로 가족과 동료들의 멸시를 참아가며 일했고, 지금은 레인도스란 이름의 통신회사 창업자가 됐다. 1600만 인구 중 6.5%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후진국’에서, 더욱이 여성의 12%만 중등교육을 받는 가난하고 보수적인 나라에서 이룬 성과다. 아둠은 ‘젊은 여성들의 미래’와 같다. 로이터 통신은 아둠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차드에서 여성이 테크놀로지 영역에 뛰어들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아둠은 로이터 통신에 “기술은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어린 소녀들을 (기술 영역에) 더 민감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차드 수도 은자메나에서 열린 ‘디지털 엘르’ 행사에 모인 젊은 여성 리더들도 낙관적이었다. 엔지니어이자 사업가인 사피아 유수프는 “인터넷 혁명은 ... -
“뉴욕서 함정수사로 체포한 179명, 백인은 0명”
미국 미약수사국이 지난 10년간 뉴욕 남부지역에서 마약단속을 통해 검거한 179명 중 백인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기간) 보도했다.이번 논란은 올해 초 뉴욕 북부 맨해튼에서 미 마약수사국이 실시한 함정수사에 빠져 검거된 요핸시 로페즈(32)가 재판 과정에서 당국의 수사가 인종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로페즈는 올초 헤로인과 코카인 등 80만달러 상당의 마약을 숨겨둔 한 가옥을 털려다 다른 6명과 함께 당국에 체포됐다. 이 집은 마약수사국이 마약사범을 유인하기 위해 꾸며놓은 것이었다.로페즈의 변호를 맡은 뉴욕연방변호인협회는 지난 10년간 뉴욕 남부지역에서 당국이 함정수사를 통해 검거한 179명 중 백인은 단 한명도 없다며 당국의 수사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179명 가운데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흑인 아니면 라틴계로 나타났다. 이 자료를 통해 마약수사국의 함정수사가 도마에 올랐... -
“역사적 사건”… 올해 국제 미인대회 우승자들은 흑인
올해 세계 미인대회의 역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쓰였다.영국 런던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열린 2019 미스 월드 대회에서 자메이카 국적의 흑인 여성 토니 앤 싱(23)이 왕관을 차지하면서 미스 유니버스,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아메리카 등 올해 유명 미인대회에서 모두 흑인이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1920년대 유색 인종의 참가를 금지했던 미인대회들의 역사를 생각하면 ‘엄청난 일’(a big deal)이다.앤 싱은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앞장서는 여성들의 세대라는 특별한 무언가를 대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의 말처럼 미인대회 우승자들의 진취적인 성취와 활동이 눈에 띈다. 앤 싱은 자메이카 세인트토머스 출신으로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의과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다. 그는 우승 후 트위터에 “세인트토머스의 어린 소녀들과 세계의 모든 소녀들이여, 스스로를 믿어요. 여러분은 ... -
스포츠 관광 대국 꿈꾸는 걸프국가들…“인권탄압국 이미지 세탁” 비판도
걸프국가들이 최근 국제 스포츠 행사들을 연이어 개최하면서 ‘스포츠 메카’의 꿈을 현실화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은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다각화 차원에서 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 세계 스포츠 팬들을 유인해 관광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를 우민화 정책의 도구로 삼으려 한다는 우려와 함께 인권탄압국의 이미지를 세탁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UAE의 아부다비가 여행업계 권위있는 시상식인 ‘세계트래블어워드’에서 올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여행지’로 꼽혔다고 아랍에미리트통신(WAM)이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7·2018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개최한데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스페셜올림픽, UFC242도 아부다비에서 열렸다. 아부다비에선 매년 마라톤, 테니스, 철인3종경기 종목의 국제대회가 열린다. “아부다비가 스포츠 글로벌 수도로서 자리매김했다”고 WAM은 평가했다.사우디... -
"실패 알면서도 전쟁" WP가 폭로한 '아프간 전쟁 보고서'
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장밋빛 발표를 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전은 2001년 9·11 테러 배후인 알카에다의 위협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그해 10월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다. 미국이 당초 목표였던 알카에다를 몰아내고 탈레반을 축출한 뒤에도 전략과 목표가 불분명한 전쟁을 18년째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3년 간의 법정 싸움 끝에 ‘아프간 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의 기밀 문서를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SIGAR은 2014년 아프간전을 진단하기 위해 ‘교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공개된 문건은 ‘교훈’의 결과물로, 아프간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장군, 외교관, 구호단체 활동가, 아프간 당국자 등 428명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 2000쪽 분량의 문건이다.문건에 따르면 미 고위 당국자들은 아프간전에서 사실상 실패를 인지하고 있었다. 조지 W 부... -
홍콩과 '빅브라더'…중국을 보는 세계의 눈이 달라졌다
‘중국의 민낯을 보았다.’홍콩 민주화 시위는 중국의 모습을 다시 보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경제력을 앞세워 미국을 상대할 만한, 글로벌 리더로서 부상한 이래 인권을 탄압하고 민주주의를 저해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커져왔던 것도 사실이다.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은 이 같은 시각을 강화하는 기폭제가 됐다. 최근에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 탄압 문건이 공개되고, 중국이 홍콩 시위 및 대만 선거에 개입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미국 언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달 26일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하고, 전 세계에 중국어 학교를 개설하고, 유수의 언론에 광고를 내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쓴 중국으로서는 매우 난처한 일들”이라고 했다.실제 지난 6월 홍콩 시위 이후 중국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은 커가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중국 정부나 중국인들의 대응도 논란을 일으키는 상황이다. 미국 만화출판사 DC코믹스는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에 화... -
‘탐사기자 피살→유력 재벌 연루→총리 사임’…몰타에서 무슨 일이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45)가 내년 1월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권력층 부정부패를 덮기 위한 무스카트 정부의 노력은 실패했고, 결국 총리 사임으로 이어졌다. 탐사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가 피살된 지 2년 만이다.무스카트 총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저녁 TV 대국민담화를 통해 내년 1월12일 자신의 후임이 결정되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AFP·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갈리치아 피살사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살사건과 직접적인 연루 의혹은 부인했다.2017년 10월16일 갈리치아(당시 53세)는 자신의 차량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몰타선데이타임스, 몰타인디펜던트 등에 정기적인 칼럼을 써오던 갈리치아는 블로그에 현 정부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던 중에 변을 당했다. 그는 앞서 2016년 무스카트 총리의 부인이 파나마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하고 있다고 폭로했고, 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