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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 인사 “통상정책의 균형” 강조한 배경은
마이클 프로먼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지난 3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차기 행정부가 ‘균형 잡힌’ 통상정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미·중 경쟁 심화로 인해 국가안보나 공급망 회복력·다각화 등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기존 자유무역질서의 “경쟁력, 효율성, 성장이라는 목표를 완전히 저버리지 않고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다.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지낸 그가 ‘균형’을 강조한 것은 최근 중국을 겨냥한 일련의 통상 분야 조치들이 ‘무한 확장’할 위험이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통제, 해외투자 및 자국 내 외국인 투자 제한, 관세, 산업정책, 반독점 집행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도 개별 조치로 인한 비용이나 상충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단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려고 취한 관세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이 인플레이션 악화, 저소득층 미국인의 생... -
해리스 ‘독트린’ 속 미국 리더십 어떤 모습일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에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기조나 방향을 대체로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우크라이나 지원 등 미국의 국제적 역할 중시 △동맹·파트너와의 공조 강화 △중국에 대한 군사·경제적 견제 지속 등과 같은 큰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2일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미국의 안보와 가치를 해외에서도 변함없이 증진할 것이다”라며 “중국이 아닌 미국이 21세기 경쟁에서 승리하고,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포기하는 게 아니라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다만 필 고든 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 해리스 부통령 측 핵심 외교라인 인사들이 미국의 리더십과 역할을 바라보는 인식에는 차이가 있다는 게 미 학계 및 언론들의 분석이다. 거칠게 요약하면 ‘미국은 글로벌 리더십을 계속 발휘할 것이지만 동시에 미국의 힘이 지닌 한계를 직시해 절제... -
해리스 ‘우위’ 미 대선 여론조사 따져보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근소하게 우위를 달리는 것으로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선거 분석 기관인 쿡폴리티컬리포트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 7곳(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애리조나) 중 6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했다.여론 조사상의 한계나 대선 후보 초기 단계에서의 ‘허니문’ 효과 등을 고려하면 판세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다만 세부 지표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된 이후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였던 열세를 일부 뒤집으면서 선거 흐름을 ‘리셋’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합주 지지율 양상 △경제 등 주요 현안 지지도 △후보 호감도 및 지지층 결집 정도 △제3후보 지지 하락 등 주요 지표별 추세와 의미를 정리했다.경합주서 해리스... -
민주당이 띄운 “이상하다(weird)” 전략의 효과와 맹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후보 사퇴로 11월 미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결 구도로 재편되면서 민주당의 ‘대 트럼프’ 선거 전략도 전환점을 맞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제기한다는 민주당 측 비판의 기본 틀은 동일하다. 하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과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최근 해리스 선거캠프와 민주당이 트럼프 진영을 공격할 때 “이상하다(weird)”는 단어를 자주 동원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괴상하다, 기괴하다 등으로도 번역 가능한 이 단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 나아가 공화당 주류로 자리 잡은 ‘친트럼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을 비판하는 데까지 두루 쓰이고 있다.이 표현이 처음 화제를 모은 계기는 부통령 후보군에 속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방송 인터뷰였다. 월즈 주지사는 밴스 의원의 “자녀 없... -
트럼프 귀환 가능성에 들썩이는 보수 싱크탱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을 노리는 것에 발맞춰 워싱턴의 이른바 보수 성향 ‘싱크탱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친소 관계를 놓고 일부 싱크탱크 전문가들 사이에선 치열한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이 포진해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는 이달 초 ‘미국 안보에 대한 미국 우선 접근법’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트럼프 2기를 내다보고 외교안보 공약과 실행 청사진을 담아낸 보고서는 단번에 관련 업무 종사자들을 위한 필독서 지위에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와 연계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온 만큼 한국에서는 “주한미군은 북한·중국 억제를 위해 핵심적”이라는 보고서 기술이 주로 관심을 모았다.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관료들이 2021년 설립한 AFPI는 산하에 국가안보 분야 외에도 대중국 정책, 무역, 교육, 이민, 에너지·환경, 보건, ... -
미 대학가 반전 시위와 바이든의 딜레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한다. 평화적인 시위만 보호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각지의 대학 캠퍼스에서 확산 중인 ‘가자전쟁 반대’ 시위와 관련해 내놓은 사실상의 첫 공식 입장이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한 3분 남짓의 연설을 통해 ‘표현의 자유 및 평화로운 집회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폭력 시위에는 ‘법치 존중’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거나 반대 의견을 억압하는 권위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는 무법국가가 아닌 문명 사회이며 질서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주의에서 반대 의견은 필수적”라면서도 “반대 의견이 무질서로 이어지거나 학생들이 학기와 대학 교육을 마치지 못하도록 다른 사람의 권리를 부정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도 말했다.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 일정은 백악관의 사전 공지에는 빠져 있었던 것을 볼 때 전격적으로 ... -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논란’에 K-스트리트 ‘후끈’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문제가 워싱턴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백악관 지시로 미 재무부가 국가안보·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깐깐한 심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법무부는 인수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를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직접 성명을 내고 “US스틸은 미국 국내에서 소유·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미국이 주저 없이 글로벌 핵심 동맹국으로 꼽는 일본 기업에 대해 미 행정부가 ‘견제’로까지 비치는 행보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1901년 설립된 미국 산업화의 상징인 US스틸이 ‘닛폰스틸’(일본제철의 영문명)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된 데 따른 충격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은 ‘11월 미 대선’을 둘러싼 정치적 셈법으로 수렴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노조 인수 반대하자 백악관, “동맹국 기업도 안보 영향 면밀 조사”일본제철이 149억 달러(... -
미 국무장관 사저 앞에 무슨 일이…시위대 “학살 방조를 멈춰라”
“1만4000명의 가자 아이들을 죽인 것은 정당방위가 아니다. 제노사이드를 중단하라.”‘미국 대통령의 날’인 19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 매클레인에 있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사저 앞 도로변에서 예닐곱 명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외쳤다. ‘지금 당장 가자에서 완전한 휴전을’ ‘어린이들을 죽이는 것을 멈춰라’ 등의 푯말을 든 이들은 블링컨 장관의 차량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오전 10시 무렵 블링컨 장관이 탑승한 검은색 차량과 경호 차량이 자택 문을 나섰다. 붉은 빛깔 용액으로 가득 찬 플라스틱 우유통을 손에 든 시위대는 곧바로 차량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통을 높이 기울여 부었다. 이미 뻘겋게 물든 도로 위에 또 다시 붉은색 액체가 뿌려졌다.현장에서 만난 아티파는 국무장관의 자택 앞에서 이같은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전쟁으로 희생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피를 기억하자는 의미”라며 “블링컨의 정책과 그가 이스라엘에 보낼 무기 구매를 위해 승인한 ... -
“의회에서 늙고 싶지 않다”… 미 하원 의원들 ‘불출마 러시’ 이유는
“선거 정치는 결코 직업(커리어)이 될 수 없고, 의회는 나이를 먹어가기에 좋은 공간이 아니다.”미국 의회의 대중국 강경 노선을 이끈 마이크 갤러거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공화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오는 11월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남긴 말이다. 그는 지난 12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주최 포럼에서도 “아내와 오랜 시간 논의했다. 8년 전엔 혼자였지만 그 사이 두 자녀가 생겼다”며 일과 가족 사이 균형에 대한 고민을 내비쳤다.올해 39세의 최연소 상임위원장인 갤러거는 공화당 ‘라이징 스타’로까지 거론됐던 인사다. 프린스턴대 학사·조지타운대 박사를 거친 이라크 파병장교 출신으로 2014년 정계에 입문, 4선 연임에 성공했다. 갤러거는 “헌법의 설계자들은 시민들이 의회에서 한 계절을 봉사한 다음 사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도했다”며 “내 직함은 바뀌겠지만 미국의 적을 억제하고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임무는 동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든 이스라엘 지지 일변도 정책에 미 학계서도 성난 목소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대응이 미국 사회 곳곳에서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발표된 CBS방송의 조사(지난 6~8일 미국인 2144명 설문)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9%에 그쳤다.미국 학계도 예외는 아니다. 국제정치·역사·의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학자적 양심’을 이유로 비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특히 지난 8일 미국의 ‘나홀로’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휴전 촉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된 이후 저명한 학자들이 공개적인 정부 비판에 나섰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현실주의자로서 나는 때때로 정당한 안보 이익과 도덕적 고려가 상충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과연 오늘날 미국 고위 외교 관료들 중에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이가 있을 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에서도 근무한 비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