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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급증한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범죄…중국의 경험서 배우자
    급증한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범죄…중국의 경험서 배우자

    지난 1월7일(현지시간) 미얀마 국경과 인접한 태국 메솟. 태국을 방문했다 실종됐던 중국 유명 배우 왕싱(32)이 실종 사흘 만에 태국 경찰과 함께 나타나자 중국에서는 안도와 충격 어린 반응이 교차했다. 그는 출국하기 전과 달리 머리를 박박 깎인 상태였다.왕싱은 태국 영화에 캐스팅됐다는 말을 듣고 태국을 방문했다가 중국계 범죄조직에 납치됐다. 캐스팅 제의부터 사기였다. 범죄조직은 왕싱을 미얀마 국경지대 ‘스캠 센터’에 가둬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투입할 요량이었다. 왕싱은 중국인 50명과 함께 갇혀 있었다고 전해진다.중국은 왕싱 사건 이전부터 미얀마 당국에 범죄조직 엄단을 요구해 왔다. 지난 한 해에만 5만명 넘는 자국민이 송환돼 왔다. 지난 9월29일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중국으로 송환된 미얀마의 대표적 중국계 범죄조직 ‘밍씨 가문’ 일당 1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왕싱 사건이 가져온 가장 큰 파장은 사기 범죄 피해자를 향한 시선 변화일 것이다. 왕...

    2025.10.14 13:17

  • [박은하의 베이징리포트] 전승절 80주년…중국의 세계사 서사가 공감을 얻으려면
    전승절 80주년…중국의 세계사 서사가 공감을 얻으려면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雷軍·1969년생), 중국 국방부장 둥쥔(董軍·1961년생), SF소설 <삼체>의 편집자 야오하이쥔(姚海軍·1966년생)의 이름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군사 군(軍)자가 들어간다.1960년대생 중국 남성 가운데 이름이 ‘군’인 사람은 흔하다. 중국인 지인에게 이유를 물어봤다. “그 시절 다들 군을 좋아했거든”이란 답이 돌아왔다. 항일전쟁에 승리하고 혁명을 해낸 군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담겨 있다.9월3일 전승절은 중국에서 군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을 재확인하는 자리다. 아울러 80주년을 맞은 올해 전승절에는 유럽 중심의 세계사를 중국의 관점에서 새로 쓰겠다는 야심이 두드러져 보인다.전승절의 공식 명칭은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일’이다. 인민 항일전쟁은 중·일전쟁,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을 ...

    2025.09.02 14:19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한국 언론 휩쓴 시진핑 실각설
    한국 언론 휩쓴 시진핑 실각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의 통화 이후 미·중은 2차 무역 회담을 열고 반도체와 희토류 수출 통제를 서로 해제했다. 시 주석은 6월 16~18일 아스타나에서 열린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과 정상회의에서 이들 국가가 중국을 위협하는 다른 국가와 동맹을 맺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조약을 맺었다.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동안 ‘시진핑 실각설’이 한국 온라인에서 오르내렸다. 망명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주로 퍼지던 주장이 6월20일 국내 한 주간지가 ‘중국발 천하대란, 시진핑의 몰락 시작됐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쓰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마이클 플린이 6월 27일 엑스에서 “중국의 리더십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공산당 내 권력이 교체되고 있다고 주장하자 대만 자유시보가 이를 보도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6월28일 “시 주석이 8월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그레고리 슬레이턴의 ...

    2025.07.29 16:55

  • [박은하의 베이징리포트]폭력과 AI, 그리고 중국 인권문제
    폭력과 AI, 그리고 중국 인권문제

    올해 초 중국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음성 번역기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직원은 ‘아이플라이텍’ 제품을 건네면서 “중국의 자랑”이라고 말했다.아이플라이텍은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과 이미지 식별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기업이다. 표준 중국어와 광둥어·오어·민어·쓰촨방언 등 중국에서 사용되는 5개 언어를 30여가지 외국어로 변환하면서 자막까지 만들어주는 기능을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었다.아이플라이텍은 2019년 다른 중국 기관·통신장비 업체 27곳과 함께 미국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AI 이미지 판독 기술로 신장위구르 지역 무슬림 주민 인권 탄압을 지원한 혐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중 무역전쟁 와중 단행된 제재였다. 류칭펑 아이플라이텍 최고경영자는 제재를 뚫고 “중화민족 부흥에 필요한 소프트파워”를 갖추는 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관영매체 등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정보만 접한다면 신장의 위구르 주민을 ...

    2025.06.24 16:26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한한령 해제’를 읍소하지 말자
    ‘한한령 해제’를 읍소하지 말자

    카페나 행사장에서 한글이 적힌 책자를 펼쳐놓고 있으면 “한국인이에요?”라며 호감 어린 목소리로 말을 거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한국어를 배우는 중국인들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독학했다고 하는 이들도 실력이 유창해 놀란다.중국은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비공식 보복 조치로 한국 영화·드라마·대중가요 공연 등을 금지했다. 중국이 주변국과 관계를 개선하기로 외교 정책을 전환하면서 이른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가수의 중국 내 공연 소식이 종종 들리는 것도 그러한 기대에 부합한다.하지만 공연이 추진됐다 엎어지는 일이 잦다. 오는 5월 31일 푸저우에서 예정됐던 아이돌 그룹 이펙스의 공연은 ‘한한령 이후 최초의 한국가수 상업공연’으로 주목받자 별다른 설명 없이 취소됐다. 지난해 7월 록밴드 세이수미의 베이징 공연도 취소됐다. 한국 일각에서 분석하는 중국의 자문화 우선주의 때문은 아니다. 중국의 관료주...

    2025.05.20 14:57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딥시크 돌풍 진원’ 저장대 교수의 과로사…혁신은 이렇게 스러진다
    ‘딥시크 돌풍 진원’ 저장대 교수의 과로사…혁신은 이렇게 스러진다

    류융펑(48)은 중국의 재료공학자이자 저장대 교수였다. 중국 대표 명문대인 저장대는 ‘딥시크 돌풍’의 주역 량원펑의 모교이기도 하다.류융펑은 지난 1월21일 출장 목적으로 방문한 시안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지난 5일 영원히 눈을 감았다. 지병은 없었다. 그저 오랫동안 많이 일했다.아내가 그의 업무용 컴퓨터 기록을 분석해보니 류융펑은 2024년 3월부터 지난 1월 쓰러지기 직전까지 319일 일했다. 출장이 있던 날은 135일이었고, 출장은 없었지만 오후 10시 이후 퇴근한 날은 105일이었다. 이 기간 법정 근무일은 183일이었다.류융펑은 전도유망한 학자였다. 중국우수청년과학자기금, 국가청년우수인재 특별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으며 수소·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연구를 했다. 48건의 특허를 갖고 있었고, 21건의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의 논문은 네이처 등 유명 학술지에 230회 실렸으며 9000회 이상 인용됐다.류융펑의 아내는 온라인에...

    2025.03.11 12:09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마지막까지 무책임했던 정재호 전 주중대사
    마지막까지 무책임했던 정재호 전 주중대사

    정재호 전 주중 한국대사가 2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귀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후임으로 내정한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공관장 인사에서 제외됐다. 주중대사는 탄핵 국면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백이 불가피해졌다.정 전 대사는 지난해 12월2일 정례브리핑 이후 기자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임시공휴일이었던 지난달 27일 오후 5시 급작스럽게 이임식을 열었다. 이임식은 언론에 사전 공지되지 않았으며 대사관 직원들에게도 2시간 전에 알려졌다. 300명 가까운 대사관 직원 대부분이 귀향해 수십명만 이임식에 참석했다고 전해진다.견해를 들어볼 기회는 없었지만 정 전 대사 역시 비상계엄 선포 및 이어진 탄핵국면과 관련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며, 이임을 앞두고 곤혹스러웠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공직자’ 정재호는 대중 외교 공백을 택했다.정 전 대사는 2022년 7월 부임했다. 그는 한·중관계가 험악한 시절...

    2025.02.04 13:29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중국에서 본 비상계엄 사태
    중국에서 본 비상계엄 사태

    중국의 한 월간지 편집팀은 내년 1월호 마감을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여행 특집 기획을 마련했으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기획을 통째로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4일 기준 2025년 1월 1일 베이징발 인천행 편도 항공권 가격은 629위안(약 12만원)까지 떨어졌다.세계의 다른 나라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상계엄 선포는 중국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계엄선포 당일 공식매체뿐만 아니라 동영상 스트리머들도 한국 TV를 연결해 상황을 온라인에서 생중계했다. 군인들이 총을 들고 의회를 짓밟는 모습, 야당 의원들이 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 담을 넘는 모습,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달려나가는 모습 등이 얼떨결에 방송을 탔다.중국에서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마치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같다”는 것이다. 신화통신부터 ‘서울의 겨울: 윤석열의 6시간 계엄령 희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은 지난해 개봉한 ...

    2024.12.24 17:50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직업학교에서 벌어진 무차별 흉기 살인
    직업학교에서 벌어진 무차별 흉기 살인

    한국 영화 <다음 소희>는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 적 없다. 2017년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자살 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지난해 2월 칸영화제에서 소개됐으며 중국에서도 어느 작은 영화제에 초청받아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밖에 OTT 등을 통해 본 사람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중국 영화 플랫폼 더우반에는 4만건 넘는 <다음 소희> 리뷰가 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 4월 유명 관광지인 후난성 장자제 호수에서 남녀 4명이 함께 투신자살한 사건을 떠올렸다는 소감을 남겼다. 자살한 이들은 모두 농민공 2세이다. 대를 이은 불안정한 일자리와 가난한 삶, 실패자라는 낙인에 절망했다고 전해진다.영화 <다음 소희>에서 고발한 ‘실습생 착취’가 모처럼 중국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계기는 끔찍한 무차별 흉기살인 사건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 장쑤성 이싱시 우시공예직업기술학교에서 쉬모씨(21)가...

    2024.11.19 16:22

  • [박은하의 베이징 리포트] 중국 경제 침체와 부양책 다시 보기
    중국 경제 침체와 부양책 다시 보기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월 ‘온 나라에 낙관적 분위기가 가득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이어진 춘절(설) 연휴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예년보다 줄었다. 7개월 뒤 중추절(추석)에는 월병이 덜 팔렸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모바일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2년 7월 점심으로 10~12위안(1900~2300원)짜리 국수를 즐겨 먹던 이들은 지난 7월 7~9위안(1300~1700원)짜리 메뉴를 주로 시켰다.중국 지도부는 지난 9월 말부터 “경제 운용에 일부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하고 부양책을 쏟아냈다.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추고 정책금리를 인하에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부동산 구매 규제를 풀었다. 특별국채를 발행하고 내년도 예산 1000위안(19조원)을 앞당겨 쓰기로 했다. 그 결과 증시는 일단 부활했다.중국의 뒤늦은 방향 전환에는 경직된 의사구조의 영향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 정부로서도 부양카드를...

    2024.10.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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