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36개
2026.01.27 06:00
- 겨울 냄새
-
겨울의 첫 차가운 공기는 언제나 혼자 오지 않았다. 겨울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그 공기가 느닷없이 코로 들어오는 날이 있다. 어떤 향마저 느껴지는 그 차가움은 머릿속을 휘저어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에게 그것은 대개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이거나, 이미 지나가 버린 어떤 장면이다. 겨울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작년 11월쯤이었다. 야근을 마치고 회사 건물을 나서며 들이마신 찬 공기에, 지난겨울에 게을러 놓쳐버린 겨울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눈 쌓인 한라산 백록담을 찍기 위해 오래 날짜를 골랐다. 기상청 예보를 확인하고 제주로 향했다. 하지만 등산 당일, 정상에 눈이 내려 통제될 수 있다는 예보가 나왔다. 예보를 믿고 무거운 카메라는 내려두고 작은 액션 카메라만 챙겨 올랐다. 그날의 백록담은 뜻밖에도 맑은 하늘을 보여주었다. 얼마 뒤에는 강 위에 피는 물안개와 나무에 맺힌 상고대를 찍기 위해 새벽을 달려 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