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꿈의 200안타’ 고지 밟을까

이용균 기자

개막 2연전서 무려 7타수 6안타 맹활약

이종범 94년 196안타 기록 넘을지 주목

‘타격 기계’ 두산 김현수(22)가 2010 프로야구 시작부터 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개막 2연전에서 무려 7타수 6안타.

프로야구 두산 김현수가 28일 잠실 KIA전에서 8-9로 뒤진 5회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린 뒤 1루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김현수가 28일 잠실 KIA전에서 8-9로 뒤진 5회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린 뒤 1루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수를 맞이한 투수들은 자신의 임무인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던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2경기에서 김현수가 유일하게 기록한 아웃카운트인 우익수 뜬공도 잘 맞은 타구였다. 이제 겨우 개막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프로야구 출범 이후 아무도 밟지 못한 200안타 고지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해보다 높다.

◇ 가장 완벽한 타자 = 전문가들은 김현수를 가리켜 ‘완벽한 타자’라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1m90의 키에 100㎏. 힘을 타고났다. 야구를 시작한 초등학생 시절부터 ‘홈런 타자’가 꿈이었다.

훈련이 더해졌다. 김현수는 2군 시절 김광림 코치가 설마 하고 시켰던 2시간 1000번 스윙을 묵묵히 해냈다.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반복해 냈다. SK 김정준 코치는 “작년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김현수가 경기장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곤 그 독함에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김현수 ‘꿈의 200안타’ 고지 밟을까

눈과 손목이 함께 반응해 정확한 타격을 만들어내는 ‘핸드-아이 코디네이션’ 능력도 최고라는 평가다. 오른쪽 어깨를 닫은 채 공을 끝까지 보고 그 공의 궤적에 따라 방망이가 나간다. 노림수에 따른 타격이 아니라 공에 따라 순간반응으로 안타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슬럼프가 짧다는 장점도 있다.

타자에게 꼭 필요한 ‘단기 기억 상실증’도 가졌다. 김현수는 “직전 타석 결과는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번 상대한 투수의 볼배합과 구종에 따른 공의 궤적 등은 모두 기억하지만 앞 타석 승부의 기억, 특히 좋지 않은 기억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울 수 있다. 쓸데없는 심리전에 쉬 말리지 않는다.

◇ ‘타격 기계’의 발굴 = 어느 구단으로부터도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선수였다. 2005년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도중 발표된 프로야구 신인지명에서 대표 선수 중 딱 2명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1명은 2학년이어서 자격이 없는 투수 김광현(SK)이었고, 나머지 1명은 김현수였다. 발이 느리고 수비 실력이 별로라는 평가였지만 현재 김현수의 좌익수 수비는 특급은 아니더라도 A급으로 인정받는다.

김현수 ‘꿈의 200안타’ 고지 밟을까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2006시즌 두산이 4강에 올랐다면 지금의 김현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두산 관계자는 “김경문 감독이 4강 탈락 뒤 포스트시즌을 보기 싫어 일본에서 열린 2군 교육리그에 예정 없이 방문했다. 그리고 거기서 김 감독의 눈에 김현수가 들어왔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를 그해 겨울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시켰다. 지명탈락과 신고선수 입단은 김현수를 더욱 강하게 담금질했다.

◇ 200안타 가능성 = 지금껏 한국 프로야구에서 200안타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던 타자는 1994시즌 해태 이종범이었다. 이종범은 타율 3할9푼3리에 196안타를 때렸다. 5~6월 두 달 동안 안타 81개를 때렸던 게 기폭제가 됐다.

김현수는 이종범보다 유리하다. 94시즌은 팀당 126경기였지만 2010시즌은 이보다 7경기나 많은 133경기를 치른다. 이종범이 1번타자로 상대 투수와 혼자 싸웠다면 김현수는 뒤 타순에 김동주가 버티고 있다.

다만, 김현수에게 문제는 6월과 7월. 지난 시즌 김현수는 5월까지 67개의 안타로 94시즌 이종범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했지만 6월 28개, 7월 17개로 안타 생산이 주춤했다. 홈런을 의식한 타격자세와 WBC를 치른 뒤 곧장 시작한 시즌이어서 체력 문제가 겹쳤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의 경험이 쌓였다. 언론의 주목도 이제 부담이 덜 된다. 홈런은 지난해보다 1개만 더 치면 된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난 겨울 국제대회가 없었던 덕에 체력적으로도 충분하다. 김현수가 100안타를 넘기는 6월이 되면, 월드컵 열기와 함께 그의 안타 행진이 팬들을 더욱 들뜨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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