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민이 쏘아올린 홈런 두 방의 ‘특별한 시그널’

이용균 기자

KT 상대 두 경기서 좌측 담장 넘겨…타구 속도·각도 ‘업그레이드’

바깥쪽 공·좌투 상대 약점 극복…리그 홈런왕 판도 바꿀 ‘신호탄’

SK 한동민이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KT전 3회말 2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SK와이번스 제공 사진 크게보기

SK 한동민이 지난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KT전 3회말 2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SK와이번스 제공

SK 한동민이 새 시즌 완전히 달라졌다. 첫 홈런 2개가 모두 좌익수 뒤로 넘어갔다. 리그 홈런왕 판도를 바꿀 수도 있는 특별한 신호다.

한동민은 지난 23일 KT와의 개막 홈경기 0-2로 뒤진 1회말 무사 1루에서 KT 선발 쿠에바스의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 동점 투런 홈런을 만들었다. 한동민은 지난 시즌 41홈런을 때리며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었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결승홈런을 때렸다.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던 한동민이 개막 첫 타석에서 홈런을 신고했다.

개막 첫 타석에서 때린 홈런도 특별했지만 타구 방향이 더욱 특별했다. 한동민의 타구는 우익수 방향이 아닌 좌익수 머리 위를 넘어갔다. 이른바 ‘밀어 때린 홈런’이었다.

한동민은 2차전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홈런을 더했다. 0-0이던 3회말 무사 2루에서 KT 선발 금민철의 직구를 때려 다시 한 번 왼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또다시 반대 방향으로 날았다.

개막 첫 홈런 2개가 모두 좌익수 방향을 향했다는 점은 한동민의 ‘업그레이드’를 알 수 있는 신호다. 한동민은 지난해 홈런 41개 중 야구장 왼쪽 담장을 향한 게 겨우 5개밖에 없었다. 좌중간 홈런이 2개, 좌익수를 넘긴 홈런은 3개였다. 41개 중 3개밖에 없던 좌익수 방향 홈런이 벌써 2개나 나왔다.

한동민은 몸쪽 공, 특히 낮은 코스에는 무척 강했지만 바깥쪽 코스는 약점이었다. 바깥쪽 공에 신경쓰다 몸쪽 공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다. 한동민은 홈런 41개를 때렸지만 타율이 2할8푼4리로 낮았다. 바깥쪽 코스 약점에 집착하다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5월 한 달 동안 타율 1할9푼5리로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한동민은 오프 시즌 동안 바깥쪽 공략에 집중했다. 스트라이크 존 설정을 다시 했고, 상체가 일찍 열리지 않은 채 바깥쪽 코스를 공략하는 스윙 완성에 매진했다. 노력의 결과는 개막 첫 두 경기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1호 홈런보다 2호 홈런의 의미가 더 컸다. 첫 홈런의 발사각은 33.7도였지만 두번째 홈런의 발사각은 23.6도로 낮고 빠르게 날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좌완 금민철의 공을 때려 밀어 넘겼다는 점은 좌투수 상대 약점 극복의 신호탄이다.

홈런 2개 모두 타구 속도는 148.8㎞가 기록됐다. 리그 공식 기록 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18 시즌 밀어 친 인플레이 타구 전체와 비교했을 때 상위 19%에 해당하는 속도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2번째 타석에서 나온 유격수 땅볼이었다. KT 유격수 황재균 정면으로 향했지만 이 타구의 타구 속도는 무려 164.3㎞가 기록됐다. 강한 타구를 밀어 때릴 수 있다는 뜻이다.

장성호 KBS N 해설위원은 “한동민이 밀어서 홈런 2개를 때렸다는 것은 상대 투수를 굉장히 괴롭게 만든다”면서 “자신의 장점인 몸쪽 코스를 더욱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민은 “이제 겨우 시즌을 시작했을 뿐이다. 준비했던 것을 끝까지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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