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에바스 살아나니…이강철의 KT ‘1강 굳히기’읽음

김은진 기자

지난달까지 부진하다 급반전

2연승 보태며 KT 최근 8연승

소형준 부활 등 선발진 ‘안정’

2위 삼성에 3경기 차로 ‘독주’

KT 쿠에바스

KT 쿠에바스

KT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1)는 지난달 이강철 KT 감독과 면담을 했다.

거듭되는 부진에 임시 불펜 이동을 놓고 사령탑이 직접 설득하기 위한 자리였다. 팀도 살고 자신도 살 수 있게 잠시만 불펜으로 던지자는 설득에도 쿠에바스는 선발 자존심을 꺾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개막 이후 내내 부진했다. 5월부터 6월19일까지 7경기에서는 38.2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그중 3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하며 이 기간 평균자책이 7.22로 치솟았다. KT가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경쟁하면서도 치고나가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선발로 더 던져보겠다는 쿠에바스의 의지에 이 감독은 한 번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 결과, KT는 여름의 질주를 예고하고 있다.

쿠에바스 살아나니…이강철의 KT ‘1강 굳히기’

‘선발 강국’ KT가 쿠에바스까지 일어서며 본격적인 선두 수성 채비를 갖췄다.

쿠에바스는 지난 2일 키움전에서 7.2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승리했다. 보직 면담 이후 6월25일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한 데 이어 2연승을 거두며 제 모습을 찾았다. KT는 3일 키움전까지 승리해 8연승을 달리며 4일 현재 2위 삼성에 3경기 차까지 앞섰다. 6월27일까지만 해도 0.5경기 차였던 2위권과의 격차를 일주일 사이 확 벌렸다.

KT는 올 시즌 안정적인 선발진을 앞세워 선두까지 올라섰다. 로테이션을 확정한 채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정도로 확실한 선발 자원을 갖추고 출발한 KT는 시즌 초반 조금 삐걱대던 배제성과 소형준이 6월 이후 제자리를 잡으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4일 현재 KT는 선발 평균자책 3.70으로 71경기를 치르는 동안 전체 팀 중 가장 많은 37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6월 이후 치른 26경기에서는 선발 평균자책이 3.03이다. 이 기간 18승 중 14승을 선발들이 따냈다. 외국인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지난해처럼 나흘씩 쉬고 등판하며 200이닝 페이스를 달리고, 군 입대 공백 이후 합류한 고영표가 13경기에서 12차례 퀄리티스타트로 7승을 거두며 국내 선발을 꾸준히 이끌고 있다. 소형준과 배제성이 일어선 뒤 이제 유일하게 남아 있던 쿠에바스까지 제자리를 찾고 있다.

KT 선발의 힘은 강력한 불펜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안정된 선발진이 불펜 부담을 덜어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키는 것이 현재 KT 질주의 핵심 동력이다.

KT는 최근 11경기에서 10승1패를 거뒀다. 최하위권의 KIA, 한화를 확실히 잡고 2위였던 LG에 이어 키움에도 2승씩을 수확했다. 이 11경기에서 KT 선발들은 67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선발이 평균 6이닝씩은 소화해줬다. KT 불펜은 이 기간 10개 팀 중 가장 적은 28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 0.64의 압도적인 기록을 거두고 있다.

연승을 하다보니 필승 계투조의 출격이 잦지만 선발들이 이닝을 확실히 책임져주니 각자 몫 이상의 이닝을 던져야 할 일이 거의 없다.

현재 KT 필승조는 무적이다. 이 11경기 사이 박시영(5경기 5.2이닝), 주권(5경기 5.1이닝), 김재윤(5경기 4.2이닝)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KT와 상위권에서 다투는 삼성, LG도 선발 자원이 좋고 강한 팀이다. 그러나 5명 모두가 빈틈없이 돌아가지는 못한다. 하나의 빈틈이던 쿠에바스의 부활은 KT가 ‘1강’을 향해 달아나기 시작하는 결정적인 지점이 되고 있다.

<김은진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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