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땀으로 빚어낸 ‘8승’

이용균 기자

심기일전 뒤 나선 볼티모어 원정

체인지업 아끼며 1구마다 신중

속구 구속 끌어올리며 혼신 다해

5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 이끌어

토론토 류현진이 8일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전에 선발 등판해 2회 역투하고 있다. 볼티모어 | AFP연합뉴스

토론토 류현진이 8일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전에 선발 등판해 2회 역투하고 있다. 볼티모어 | AFP연합뉴스

그간의 부진을 씻으려 심기일전한 모습이 외모에서도 드러났다. 거뭇거뭇 수염을 기른 류현진(34)은 유니폼 상의가 젖도록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신중한 투구를 했다. 체인지업을 조금 아끼는 대신 150㎞ 강속구를 꽂아 넣으며 볼티모어 타선을 압도했다. 팀 공격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태블릿을 통해 자신의 투구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조정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8일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았다. 팀 타선이 1회부터 폭발한 덕분에 토론토는 10-2로 이겼고 류현진은 시즌 8승(5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은 3.65에서 3.56으로 조금 낮아졌다.

류현진은 이날 모처럼 호흡 잘 맞는 주전 포수 대니 잰슨과 배터리를 이뤘다. 하지만 이날 잰슨과의 사인 교환 시간 역시 길었다. 류현진이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최대한 아끼며 신중한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우타자 상대 볼카운트 1-2로 투수에게 유리하다면 영락없이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졌어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류현진은 고개를 계속 저었다. 대신 속구 구속을 93마일(약 150㎞)까지 끌어올리며 혼신의 투구를 했다. 이날 볼티모어 구장의 온도가 약 31도였던 데다 습도가 높다 보니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힘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 땀으로 빚어낸 ‘8승’

팀이 공격할 때는 더그아웃에서 자신의 투구 모습을 다시 살피며 공부를 했다. 류현진은 “1회부터 공격 때마다 모든 구종을 다 체크했고 제구 위치가 잘됐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중한 승부를 하다보니 투구 수가 크게 늘었다. 2회 1사 1·2루 위기는 땅볼과 삼진으로 벗어났고 3회에도 2사 뒤 볼넷이 나왔지만 마운트캐슬을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까지 투구 수가 64개나 됐다. 류현진은 경기 뒤 “최근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투구 수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팀 승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음을 드러냈다.

류현진의 호투 속 토론토 타선이 1회부터 힘을 냈다. 무사 1·2루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적시타에 이어 테오스타 에르난데스, 캐번 비지오가 적시타를 이어가며 3점을 뽑았다. 4회에도 안타 5개를 몰아치며 3점을 더한 토론토 타선은 7-1로 앞선 6회초 보 비셋의 투런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에르난데스는 5회말 1사 1·3루에서 트레이 만시니의 우익수 뜬공을 잡아 강한 홈송구로 3루 주자를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5회가 마무리되는 순간 류현진도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손을 번쩍 들어 기뻐했다.

류현진은 5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막은 뒤 마운드를 전날 트레이드로 영입된 트레버 리처즈에게 넘기고 임무를 마쳤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친 류현진은 “제구 등이 전반적으로 근래 경기 중 가장 괜찮았던 것 같다”며 “후반기는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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