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건 버리고 ‘라이벌’ 컵스 잡았다

이용균 기자

김광현 시즌 4승…7월 ‘3승 무패’

<b>체력 아껴야 해…5회 타석 때 ‘절대 치지 말자’</b>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회 투구를 시작하기 전 경기장 한쪽을 응시하고 있다.  시카고 | AFP연합뉴스

체력 아껴야 해…5회 타석 때 ‘절대 치지 말자’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1회 투구를 시작하기 전 경기장 한쪽을 응시하고 있다. 시카고 | AFP연합뉴스

비 오는 원정서 초반부터 전력투구
속구·슬라이더에 체인지업도 일품
1·2회 연속 병살타…6이닝 무실점
최근 3경기 ‘평균자책 0.50’ 최강

“비도 오고, 힘도 있고 그래서….”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비 내리는 리글리 필드에서 팀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초반부터 구속을 높여가며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사인에 고개를 한 번도 흔들지 않았다. 타석에서도 힘을 아껴가며 마운드에 집중했다.

김광현이 이렇게 애를 쓴 건 ‘라이벌’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와 컵스는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못지않은 라이벌 팀이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는 컵스 상대 1승6패로 뒤지던 중이었다. 게다가 컵스 원정 경기는 한 번도 못 이기고 4연패를 당했다.

김광현은 1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컵스전에서 팀의 6-0 승리를 이끈 뒤 “초반에 힘도 있고, 비도 오고 그래서 많이 집중했다”며 “올해 우리가 리글리 필드에서 한 번도 못 이겨서, 오늘은 적은 이닝을 소화하더라도 실점은 최대한 막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초반부터 컵스 우타자의 바깥쪽 낮은 코스를 신중하게 공략했다. 이날 속구 최고구속은 91.7마일(약 148㎞)을 기록했다. 주무기 슬라이더 역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컵스 타선을 공략했다. 1회 1사 뒤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에서 하비 바에스를 2루 병살타로 이끌었다. 2회에도 1사 1루에서 이언 햅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폭스 중계진은 “김광현이 백투백 이닝 종료 병살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속구, 슬라이더 조합에 체인지업(15개)이 더해지면서 더욱 효율적인 투구가 가능했다. 김광현의 체인지업 15개 중 11개가 스윙을 이끌었고 이 중 7개가 헛스윙이었다. 파울이 2개였고, 인플레이 타구 2개는 모두 내야 땅볼이었다.

팀의 컵스 원정 승리를 위한 노력은 경기 내내 계속됐다. 김광현은 “1회 1점(맷 카펜터 적시타)이 나고 점수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조금 있어서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하다보니 체력이 빨리 떨어졌다”며 웃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4회에는 2루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김광현은 “그때도 뛰면서 체력 아낄까 말까 고민했다. 다행히 끝까지 잘 뛰어서 안타가 됐고 숨 고를 시간이 있었다”며 “5회 5점을 낸 뒤 타석 때는 다음 이닝 실점을 막아야 하니까 타석에서 절대 치지 말자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가만히 서서 삼진당하며 체력을 아낀 김광현은 5회를 3자 범퇴로 끝내며 팀 승리를 굳혔다.

김광현은 6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4승(5패)째를 따냈다. 지난 1일 애리조나전, 6일 샌프란시스코전에 이어 이날까지 7월 3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이 기간 평균자책은 0.50밖에 되지 않는다. 김광현은 “지금 좋은 분위기를 후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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