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멈춰세운 그들, 뒤늦게 고개 숙였다

김하진 기자

‘코로나 확진’ NC 박석민 “숙소에서 지인 동석…권희동·이명기·박민우와 치맥”

(왼쪽부터)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왼쪽부터)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징계 겸허히 수용, 부도덕한 상황은 없어”…박민우는 ‘국가대표 반납’
확진자 신상 입 닫아온 구단, 강남구 수사의뢰 나서자 부랴부랴 사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리그 중단 사태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던 NC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구단 측에서 신상 공개를 하지 않고 있던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이름도 확인됐다. 그중 한 명인 박석민이 입을 열었다.

박석민은 14일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며칠간 많은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를 포함해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징계가 내려진다면 겸허히 받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감염경로와 당시 상황에 대한 추측들만 커져가고 있어 더 늦기 전에 이 부분만이라도 분명하게 밝히는 게 적절할 것으로 생각해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의 해명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0시가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박석민은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한방에 모여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켜먹었다. 이때 친분 있는 지인의 연락을 받은 박석민이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방에 들러 인사를 나누자”고 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지인은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었다.

지인이 합류한 뒤 룸서비스로 주문한 치맥 세트를 함께 먹었다는 박석민은 “같이 나온 맥주 3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4캔을 나눠 마셨다”고 밝혔다. 이후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개인 용무로 박석민의 방을 왕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동석한 지인으로부터 8일 오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즉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함께 자리를 한 외부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센터에서 치료 중인 박석민은 관련 의혹을 두고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학조사에서 사실대로 답했다”며 “항간에 떠도는 부도덕한 상황이 없었다고 저희 넷 모두 선수 생활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사태로 박민우는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다. 또한 구단은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을 직무 배제하기로 했다.

황순현 대표이사도 “방역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NC는 지난 9~10일 이틀에 걸쳐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두산에서도 확진자 2명이 확인되면서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사상 최초로 리그가 중단됐다. NC 확진자들이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의혹까지 따르면서 “확진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방역당국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NC는 이날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했다. 서울 강남구가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동선을 허위진술한 혐의로 확진자들의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난 직후다.

강남구는 “자신의 동선을 숨긴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며 “역학조사 결과 NC 선수단 4명이 6일 새벽에 선수의 호텔방에서 모임을 가졌고, 이후 일반인 2명이 합류해 6명이 한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시는 “강남구 심층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NC 선수들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남구는 오후에 추가로 역학조사를 진행했고 확진자들이 동선을 숨겼다고 판단했다. 만약 조사 과정에서 허위진술 사실까지 드러난다면 NC는 더 큰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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