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수석코치 강인권과 투수 강태경의 특별했던 ‘투수 교체’…마운드에서 ‘부자’가 만났다

김하진 기자
<b>“수고했어 아들”</b> NC 투수 강태경(왼쪽)이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후 7회말 무사 1루에서 투수교체를 위해 나온 아버지 강인권 수석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수고했어 아들” NC 투수 강태경(왼쪽)이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후 7회말 무사 1루에서 투수교체를 위해 나온 아버지 강인권 수석코치와 포옹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명포수 아버지 보며 야구의 꿈
지난해 NC 지명 받으며 한솥밥
루친스키 장염으로 첫 선발 기회
6이닝 2실점 호투로 깊은 인상

“기특하게 잘 던져줘서 고마워”
“잘했다면서 안아주실 때 뿌듯”

NC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0-2로 뒤진 7회말 선발 강태경(20)이 한화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우전 안타를 맞자 벤치가 움직였다.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벤치는 추가 실점을 막으려 선발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보통 투수를 바꿀 때에는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른다. 이날은 손민한 투수코치 대신 강인권 수석코치(49)가 마운드에 올랐다. 둘째 아들로부터 직접 공을 건네받고, 교체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기대 이상의 호투에 대한 칭찬을, 투수 코치가 아닌 아버지가 직접하게 해 주는 배려이기도 했다.

아들 강태경은 모자를 벗어서 아버지를 맞았다. 악수를 주고받은 부자(父子)는 마운드 위에서 뜨겁게 포옹했다.

강태경은 현역 시절 명포수로 이름을 날린 아버지를 보며 야구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다.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투수를 목표로 삼았다.

배명고 3학년 때는 2019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동시에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41순위로 NC에 지명돼 아버지와 같은 팀 소속이 됐다.

입단 첫해에는 퓨처스 1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선발 수업을 받으며 8경기 1승2패 평균자책 5.47을 기록했다. 15일 경기는 원래 외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의 차례였지만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강태경에게 기회가 왔다. 강태경의 1군 선발 데뷔전 상대는 한화 외인 에이스 라이언 카펜터였다. 카펜터가 6이닝 10삼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는 동안 강태경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도 씩씩하게 버텼다. 4회 2사 1루에서 폭투와 볼넷을 내줬고, 장운호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김태연에게 2루타를 허용해 2점을 내줬다.

그럼에도 NC 벤치에서는 강태경에 대한 믿음을 이어갔다. 더그아웃에서는 아버지 강 코치가 아들을 격려했다. 강태경이 삼진 아웃으로 타자를 돌려세울 때에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강태경은 6이닝 5안타 3볼넷 1사구 3삼진 2실점을 기록해 1군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NC는 9회초 3점을 내며 역전했으나 9회말 동점을 허용해 3-3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강태경이라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한 게 소득이었다.

경기 후 강태경은 “긴장했는데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다 보니 즐긴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아버지가 경기 앞두고 씩씩하게 부담 갖지 말고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해주셨다.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는 ‘수고했고 잘했다’고 하셨다. 안아주셨을 때에는 기분이 묘하면서 뿌듯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강 코치는 “야구장에서는 아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선수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려고 했다”면서도 “그래도 평소보다 긴장하고 본 건 사실인데, 기특하게도 잘 던져줘서 너무 고맙다. 걱정했던 것보다 차분하게 잘 던져줬는데 좋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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