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류현진 시즌 12승···AL 다승 공동1위

이용균 기자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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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는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 중이었다. 3연패 뒤 1승을 했고, 다시 3연패에 빠졌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탬파베이와 승차가 10경기 넘게 벌어졌다. ‘가을야구’가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한 것은 역시 ‘에이스’ 류현진(34·토론토)이었다.

류현진이 2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시즌 12승(6패)째를 따내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평균자책도 3.54로 낮아졌다.

토론토는 위기였다. 지난겨울 1억5000만달러(약 1775억원)에 계약한 조지 스프링어는 또다시 무릎을 다쳐 빠졌다. 공격력이 약화된 데다 불펜 평균자책 4.17은 아메리칸리그 9위다. 선발 평균자책 3.77(5위)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수염을 기른 류현진의 표정이 경기 초반부터 자못 진지했다. 모든 등판이 무표정이지만, 이날 등판은 조금 더 매서웠다. 디트로이트 모든 타자들을 상대로 조심스런 투구를 이어갔다.

열쇠는 체인지업이었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삼진과 땅볼이 크게 늘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굉장히 만족할 만한 곳으로 가면서 범타를 이끌어내고 삼진을 잡아냈다”고 말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이날 류현진의 호투에 대해 “체인지업이 무서운 공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체인지업이 살아나면서 땅볼 유도가 늘었다. 유격수 보 비셋, 2루수 마커스 시미언 등 토론토 센터 내야진의 호수비와 어우러지면서 안정적 투구 흐름이 이어졌다. 1회초 선두타자 데릭 힐에게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1사 뒤 로비 그로스만을 병살타로 잡아냈다. 병살 플레이 때 센터 내야진의 수비가 빛났다.

7회에도 미겔 카브레라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하이머 칸델라리오를 투수 땅볼 처리했고, 이어 해롤드 카스트로를 병살로 끝냈다. 경기 초반과 막판, 더블 플레이가 나오면서 깔끔한 경기 흐름이 이어졌다. 투구수 105개로 7이닝을 막은 류현진은 “이런 수비가 나오면 나뿐만 아니라 모든 투수들이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에이스 류현진이 중심을 잡자 토론토의 약점이 채워졌다. 베테랑 랜달 그리칙이 2회말 결승 2점 홈런을 때렸고, 시미언이 8회초 쐐기 솔로 홈런(30호)을 더했다. 불펜도 제몫을 했다. 류현진이 7이닝을 버틴 가운데 팀 메이자가 8회를, 조던 로마노가 9회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MLB닷컴은 이날 경기에 대해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바라던 바로 그 모습”이라며 “역시 류현진은 토론토 선발진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에이스가 살아나자 팀 전력의 밸런스도 돌아왔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류현진이 팀을 구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전체적으로 다운될 수 있는 상황에서 빨리 이기는 방향으로 전환시킨 것 같다”며 “포기하기는 아직 이르다. 많은 경기 남아 있으니 선수들이 싸울 준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토가 치고 올라가려면 ‘나를 따르라’는 에이스의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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