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깨달음…2년차 징크스 벗어나는 소형준읽음

최희진 기자

올림픽 휴식기 ‘비우는 훈련’ 효과

25일 SSG전 1실점 승 ‘부진 탈출’

kt 위즈 소형준이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t 위즈 소형준이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년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던 KT 선발 소형준(20)이 점차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그는 구속에 대한 조급함을 내려놓고 이 시기를 편안하게 흘려보내기로 했다.

소형준은 지난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홈 SSG전에서 6이닝 동안 4사구 없이 4안타 5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시즌 4승(4패)째를 거뒀다. 지난 6월26일 한화전을 끝으로 승리가 없었던 소형준은 올림픽 휴식기를 포함해 60일 만에 선발승을 추가했다.

SSG에 유독 강한 면모는 여전했다. 소형준은 지난해 8월1일부터 이날까지 SSG전 6연승을 달렸다.

그는 “(SSG에 강한 게) 딱히 이유는 없다. 지난해 후반기에 감이 좋을 때 SSG를 많이 만났던 것 같다”며 “올해도 다른 팀들 상대할 때와 똑같이 준비하는데 유독 SSG와 할 때 득점 지원이 많이 나와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소형준은 13승(6패)을 쓸어담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KBO 신인상은 이견 없이 소형준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올해 소형준은 성공적인 데뷔 시즌 이듬해에 찾아오는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전반기 13경기에서 3승(3패)을 챙기는 데 그쳤다. 시속 150㎞에 이르던 직구 최고구속은 140㎞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소형준은 올림픽 휴식기를 보내며 생각을 비우는 훈련을 했다. 그는 “지난해는 데뷔 첫해라 에너지가 넘쳤는데 올해는 두 번째 시즌이다보니 초반에 생각이 많았다.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한 달 쉬면서 지난해 후반기에 어떻게 던졌는지 생각해보고, 생각을 단순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수에게 빠른 직구는 자신감과 자부심의 원천이다. 하지만 소형준은 직구 구속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내가 팀에 입단했을 때 배제성 형이 138~139㎞ 직구를 던졌다. 제성이 형이 원래 그런 공을 가진 투수인 줄 알았는데 2019년 기록을 찾아보니까 원래 150㎞를 던지던 형이었다”고 말했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겪은 배제성의 경험담은 소형준에게 큰 도움이 됐다. 소형준은 “쫓기진 않는다. 코치님들 10명 중 8명은 나에게 ‘그런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며 “올겨울 착실하게 준비하면 내년엔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였던 KT는 현재 선두를 달리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직행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소형준은 “내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팀의 형들이 너무 잘해줘서 1위를 지킬 수 있었다”며 “나까지 잘 던진다면 선두를 충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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