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번 시행착오, 미로 속 베스트9 찾는 LG

안승호 기자

타선 부진에 치고 나갈 기회 놓쳐

이형종·이천웅 부진에 보어 침묵

문보경·이재원 풀타임엔 아쉬움

가을야구 앞둔 류지현 감독 고심

이재원, 문보경, 류지현 감독

이재원, 문보경, 류지현 감독

부상과 부진 또는 체력 안배. 그런 게 아니라도 상대선발과 맞대결 성적 같은 수많은 변수로 프로야구 각 팀의 선발 라인업은 거의 매일 조금씩 바뀐다.

LG는 올 시즌 지난 8일 문학 SSG전까지 96경기를 치른 가운데 77개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를 보고 ‘자주 바뀌었다’고 짐작한다면 오해다. LG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라인업 변화가 가장 적었던 팀이다. ‘리빌딩’을 화두로 내건 한화는 104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98개의 라인업을 경험했다.

LG는 상대적으로 라인업을 적게 바꿨지만, 안정적 타순을 구축했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 LG는 개막 이후 선두 싸움을 하면서도 ‘타선 부진’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내지 못해 치고 나갈 기회를 몇 차례 놓쳤다. 8일 현재 선두 KT에 4.5게임 차 뒤진 2위다.

팀별로 대략 40경기 남짓을 남겨두고 이제 승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LG도 라인업을 구체화하며 힘을 줄 때다. 그런데 LG가 가을야구 첫 경기에 어떤 라인업을 내놓을지 몇 자리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혼란 아닌 혼란이 지속되는 건 시즌 전 계산이 빗나갔고, 계산 착오 부문을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기존 주전 그룹이던 이형종과 이천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형종은 작은 등락을 거듭하며 1군에서 뛰고 있지만, 이천웅은 지난달 말 2군으로 내려간 상태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슬럼프라고 여길 만했다. 그러나 부진의 시간이 너무도 길다.

또 하나는 외국인 타자 자리가 완전히 꼬여있다. 개막과 함께 로베르토 라모스의 기대치는 시즌 홈런왕까지 근접해 있었지만 높은 볼에 헛스윙만 연발하다 부상까지 겹치며 집으로 돌아갔다. 바통을 이어받은 저스틴 보어는 어떻게라도 출루하려는 노력으로 어필하고 있지만 외국인 타자의 위용은 아직 없다. 8일 현재 보어의 OPS는 0.492. 앞서 떠난 라모스의 OPS 0.739에 한참 모자란 얄궂은 상황에 놓여있다.

이들이 집단 침체에 빠진 사이 LG에 새 대안이 조용히 자라난 건 수확이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자원이지만 1루와 3루가 모두 가능한 문보경과 ‘잠실 거포’로 가능성을 보이는 외야수 이재원 등이 주전급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들을 붙박이 주전으로 쓰지 못하는 건 문보경이 풀타임 경험이 없어 아직은 기복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국인 타자를 비롯한 기존 주전 멤버에 비중을 두는 건 누적 데이터의 안정성을 따르려는 프로야구의 습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LG 타선은 그런 보편적 판단을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 0.240으로 전체 최하위에 머물 만큼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도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문학 SSG전을 치른 지난 8일에는 “타격 페이스와 전체 컨디션 등을 보며 최적의 라인업을 쓰겠다”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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