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민병헌, “야구 선수로 행복했다…팬에 감사” 결국 그라운드 떠난다읽음

김하진 기자

뇌동맥류 투병 끝에 은퇴 발표

“건강과 행복이 돈보다 더 중요”

롯데 민병헌, “야구 선수로 행복했다…팬에 감사” 결국 그라운드 떠난다

올해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던 롯데 외야수 민병헌(34·사진)이 은퇴한다.

민병헌은 26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민병헌은 “선수 생활 종반을 롯데에서 보낼 수 있어 행복했다. 구단에 조금 더 보탬이 되고 싶었는데 많이 아쉽다. 그동안 아낌없는 사랑과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민병헌은 지난 1월22일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을 말한다. 2년 전 심한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민병헌은 자신의 병명을 알게 됐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병원 검진을 받은 결과 그대로 놔둘 경우 뇌출혈로 이어질 확률이 70%에 달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뇌출혈로 잃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민병헌은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다.

당시 기자와 연락이 닿은 민병헌은 복귀 시기에 대해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야구도 해볼 만큼 해봐서 욕심이 없다”며 “건강도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돈도 중요하지만, 행복도 정말 중요하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결국 올가을,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롯데는 “민병헌은 은퇴 후 치료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병헌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술을 마친 민병헌은 재활에 힘썼고 지난 5월2일 퓨처스리그 엔트리에 등록하며 복귀 준비에 들어갔다. 5월26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1군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기는 어려웠다. 민병헌은 복귀전을 포함해 1군에서 14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다. 타율은 0.190에 머물렀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 시즌 3할 타율을 기록했던 민병헌은 투병의 여파로 2020시즌은 물론 올시즌에도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8월29일 친정팀 두산전이 그의 마지막 경기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했다. 일주일에 6일이나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 선수가 시간을 내 병원까지 다니면서 컨디션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민병헌은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였다. 덕수고를 졸업한 뒤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통산 1438경기를 뛰며 타율 0.295 99홈런 578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시절 2015~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9년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다. 민병헌은 매 경기 성실한 태도로 플레이했다. 누구보다 많이 훈련했고, 쉬는 날인 월요일에도 야구장을 찾았다.

래리 서튼 감독은 “민병헌은 우리 팀의 좋은 리더였다”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거둔 선수다. 항상 열심히 했고 어린 선수들과도 많은 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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