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관중 앞에서…5위 키움, 준PO행 불씨 살렸다

이용균·최희진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서 이정후 9회 결승타로 4위 두산에 7 대 4 승

<b>포효하는 이정후</b> 키움 이정후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4로 맞선 9회초 2사 1·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효하는 이정후 키움 이정후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4로 맞선 9회초 2사 1·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린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장이, 야구장다워졌다. 내야석이 가득 찼고, 박수소리가 우렁찼다. ‘K-베이스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치맥’도 돌아왔다. 야구도, 야구다워졌다.

두 팀 22세 싱싱한 선발투수는 150㎞ 넘는 강속구를 씽씽 뿌렸다. 보는 이들을 두근거리게 하는 강속구가 빛났다. 팽팽한 투수전 속 벤치 싸움이 치열했고, 승부는 엎치락뒤치락 끝까지 알 수 없었다. 일상회복과 함께 야구장에 야구가 돌아온 날, 잠실구장 1만2422명 팬들도 신나게 돌아온 일상을, 함께 돌아온 야구의 재미를 한껏 즐겼다.

두산과 키움이 1일 잠실구장에서 2021시즌 KBO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을 펼쳤다. 잠실구장은 이날부터 백신 접종자, PCR 검사 음성확인이 증명된 이들이 야구장을 100% 채울 수 있게 됐다. 실외구장에서는 취식이 허용되면서 맥주와 치킨을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오후 6시30분, 경기가 시작할 때쯤 1루와 3루 내야 관중석에 빈틈이 사라졌다. 잠실구장 관중석 최다 수용인원은 2만3800명, 약 52%인 1만2422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팬들이 야구를 현장에서 함께했다.

야구도 뜨거웠다. 2019년 입단 동기인 두산 선발 곽빈과 키움 선발 안우진은 150㎞ 강속구를 뿌렸다. 특히 안우진은 최고구속 157㎞ 강속구를 앞세워 5회 2아웃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주기 전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다.

팽팽한 투수전 속 벤치 싸움도 치열했다. 키움이 2-0으로 앞선 7회말 두산은 1사 1·3루에서 대주자 조수행이 도루를 성공시켰고, 대타 김인태가 호투하던 안우진으로부터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키움도 8회초 선두타자 이용규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김혜성 타석 때 풀카운트에서 자동 런 앤드 히트 상황이 만들어지며 단숨에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이정후가 볼넷을 골라 만든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의 좌익수 희생 뜬공 때 이용규가 홈을 밟았고, 대타 김웅빈의 짧은 좌익수 뜬공 때 도루 1위 김혜성이 홈으로 전력 질주해 추가점을 얻었다. 단단한 두산의 수비를 키움의 빠른 발이 뚫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뜨거운 응원 속 야구는 쉽게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은 2-4로 뒤진 8회말 2사 2루에서 키움 마무리 조상우로부터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잠실구장을 다시 달궜다. 치맥은 허용됐어도 육성응원은 여전히 금지된 가운데 팬들은 짜릿한 홈런에 마스크 속에서 참지 못한 환호를 터뜨렸다.

뜨거운 승부의 마지막 주인공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9회초 2사 1·2루에서 중월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2루 베이스 위에 선 이정후는 3루 쪽 히어로즈 팬들을 향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게 바로, 야구다.

키움이 7-4로 이기고 승부를 2일 2차전으로 몰고 갔다. 와일드카드 시리즈가 도입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2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두산 선발은 김민규, 키움 선발은 정찬헌으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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