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가을야구…“내년에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최희진 기자

‘야구천재’ 이정후 선수

프로야구 키움 이정후 선수가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4회초 적시타를 친 뒤 1루에서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프로야구 키움 이정후 선수가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4회초 적시타를 친 뒤 1루에서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color@kyunghyang.com

올해 프로 데뷔 첫 타격왕 차지
5년 연속 3할 타율 지킨 실력파
와일드카드 2차전 져 시즌 마감

“5년째 결과 같아 팬들에게 미안
하지만 이게 실력…더 보완할 것”

“부족한 실력을 더 보완해서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2021 시즌 프로야구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 ‘야구천재’ 이정후 선수(23·키움)가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놓으면서도 내년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는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팬들에게 보내는 글을 적었다.

그는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부터 와일드카드 1차전까지는 저희의 힘을 보여준 경기였던 것 같다”며 “중간에 부상도 있고 해서 팬분들의 성원이 아니었더라면 돌아와서 좋은 성적을 거두긴 힘들었을 것이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2021 KBO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을 끝으로 2021 시즌을 마무리했다. 승부의 추는 일찌감치 두산으로 기울었지만 이정후는 2차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안타를 쳤다. 관중석의 팬들은 타격왕의 올 시즌 마지막 안타에 박수를 보냈다. 데뷔 2년차인 2018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이정후의 가을도 그렇게 끝났다.

이정후가 2017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코치의 아들로 더 유명했다.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정후가 ‘이종범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고 이종범 코치가 ‘이정후 아빠’로 불리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해만 봐도 이정후는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성적을 남기며 한국 프로야구를 주름잡았다.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0.360의 타율로 프로 데뷔 첫 타격왕을 차지했다. 타율 3할6푼대의 타격왕이 탄생한 것은 2018년 LG 김현수 이후 3년 만이다.

포스트시즌 타율도 커리어 하이였다. 이정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자신의 포스트시즌 단일 시리즈 최고 타율인 0.556(9타수 5안타)을 기록했다. 종전 단일 시리즈 최고 타율은 2019년 플레이오프의 0.533(15타수 8안타)이었다.

또 다른 의미있는 기록도 작성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한화전에서 KBO리그 역대 29번째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치는 것)를 달성했다. 아버지도 가져보지 못한 대기록을 이정후가 프로 5년차에 이뤘다.

이런 이정후도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지 못했다. 이정후는 “5년째 결과가 매년 같아 팬분들한테 미안하다”며 “하지만 이게 실력이다. 그 부족한 실력을 더욱 보완시킨 다음 내년에 다시 한 번 도전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쉬운 결과에도 스물세 살 청년은 패배를 인정했고, 좌절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있다. 이정후는 “올 한 해도 많은 응원에 감사드리고 내년에 만나자”고 말했다. 이정후의 시선은 이미 2022 시즌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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