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곰은 노련했다…86.7% 확률 잡은 두산읽음

최희진·김은진 기자

준PO 1차전 선발 최원준 5이닝 3피안타 무실점 ‘데일리 MVP’

‘잠실 한 지붕 라이벌 대결’ 수비에서 승부 갈려…LG에 5 대 1 승

무서운 가을 DNA 두산 정수빈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의 경기에서 3회초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타구를 바라보며 베이스러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서운 가을 DNA 두산 정수빈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의 경기에서 3회초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타구를 바라보며 베이스러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때는 가을이고 상대는 ‘한 지붕 라이벌’ LG였다. 두산이 1년 중 가장 강해지는 계절에, 가장 꺾고 싶은 상대를 만났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정규리그 4위 두산이 한 수 위의 노련함과 집중력으로 3위 LG를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 첫 판을 가져갔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2승제) 1차전에서 선발투수 최원준의 5이닝 무실점 호투와 정수빈의 결승타를 앞세워 LG를 5-1로 이겼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30회 중 1차전을 이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86.7%(26회)였다. 두산은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삼성이 기다리는 대구로 간다.

가을 곰은 노련했다…86.7% 확률 잡은 두산

최원준은 팀의 토종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쳤다. 5이닝 3안타 3볼넷 4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 및 ‘데일리 MVP’가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등판한 두산 선발 3명 가운데 5이닝을 채우고, 또 실점하지 않은 투수는 최원준이 처음이다.

최원준은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마쳤다.

LG 선발은 외국인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였다. 두산은 주자가 출루하는 대로 작전을 구사해 점수를 쥐어짜내는 야구를 했다. 번트를 대고 도루를 하며 LG 내야수들의 혼을 빼놓았다. 두산은 0-0이던 3회초 박계범이 출루하자 박세혁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진루시켰다. 이어 정수빈이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올렸다.

두산은 기싸움에서도 노련했다. 5회 무사 1루에서 정수빈의 기습 번트가 안타 판정을 받자 LG 벤치에서 스리피트 수비 방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심판들이 원심을 번복해 정수빈이 아웃되자 김태형 두산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에게 말을 걸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이번엔 류지현 LG 감독이 나와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면 퇴장시키는 게 규칙인데, 김 감독을 왜 퇴장시키지 않느냐’고 심판에게 물었다. 이영재 주심은 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에게 “김 감독은 스리피트 수비 방해가 비디오 판독 대상이 맞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규칙에 대한 질문이라 퇴장시키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이 과정에 총 9분이 소요됐고,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 소동에도 두산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1루 주자 박세혁이 2루를 훔쳤고, 박건우가 바뀐 투수 정우영에게 적시타를 때려내 2-0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7회말 1실점해 2-1로 쫓겼지만 8회초 곧바로 만회했다. 허경민이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1사 3루에서 대타 김인태가 LG 2루수 정주현 방향으로 땅볼을 쳤는데, 정주현이 홈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그 틈을 타 허경민이 득점했고 김인태가 3루까지 갔다. 결국 LG의 수비 실책이 승부의 향방을 가른 셈이 됐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라이벌 팀들의 맞대결답게 이번 포스트시즌 최다 관중인 1만9846명이 입장했다.

가을 곰은 노련했다…86.7% 확률 잡은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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