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의 산 넘어…‘와일드 카드 미러클’ 두산읽음

안승호 선임기자

삼성과 PO 2차전 1회 3연속 행운의 안타 등으로 11 대 3 대승

사상 첫 7년 연속·WC 팀 최초 한국시리즈 진출 “KT 나와라”

프로야구 두산 선수들이 10일 잠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이기고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팬들을 향해 플래카드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프로야구 두산 선수들이 10일 잠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이기고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팬들을 향해 플래카드를 들고 인사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3연속 범타가 될 수 있는 타구가 3연속 안타로 연결됐다. 삼성의 ‘수비 시프트’는 계속 빗나갔다.

1회말 1사 뒤 두산 2번 호세 페르난데스의 타구부터 내야 빈 공간을 타고 좌익수 쪽으로 빠져나갔다. 삼성 유격수 김지찬이 2루 가까이 수비 위치를 잡으면서 넓어진 틈으로 타구는 흘러나갔다. 3번 박건우의 타구는 우익수 쪽으로 빠졌다. 이번에는 삼성 2루수 김상수가 2루 쪽으로 다가서며 비워둔 공간으로 타구가 굴렀다. 이어 나온 4번 김재환의 타구는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유격수 정면타구. 그러나 김재환이 타격하는 순간, 유격수 김지찬이 주자를 묶으러 2루로 바짝 붙었다. 타구는 또 외야로 흘렀다.

플레이오프는 이미 ‘기술’이 아닌 ‘기운’의 싸움이었다.

두산이 1회 선취 2득점으로 삼성을 크게 흔들었다. 선발로 좌완 백정현을 올리고 우완 선발요원 원태인까지 불펜 대기시켜 초반 실점을 틀어막으려던 삼성 벤치의 계산을 흔들면서 1차전 패배로 심리적 압박이 컸던 선수단 전체 분위기까지 끌어내렸다.

3개의 산 넘어…‘와일드 카드 미러클’ 두산

2021년 가을야구에서 두산의 기세가 하늘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 열린 2021시즌 KBO리그 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에서 15안타를 터뜨리며 삼성을 11-3으로 대파하고 시리즈 전적 2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두산은 오는 14일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 1위 KT와 7전4승제로 올해 가을야구 왕좌를 다툰다.

가을이면 괴력을 뿜어내는 두산 야구를 상징하는 ‘미러클 두산’이란 표현은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돼가고 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2015년 와일드카드제 도입 뒤 최초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이 됐다. 또 2015년 이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도 세웠다. 종전에는 두산과 함께 SK와 삼성이 6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이력이 있다.

삼성 선발로 올 시즌 14승(5패)의 백정현이 올라왔고, 두산 선발로는 올 시즌 2승(3패)의 김민규가 나섰다. 선발 무게감에서는 삼성이 앞서는 경기. 그러나 시작부터 두산은 삼성을 압도했다.

1회 2점을 먼저 뽑은 건 신호탄에 불과했다. 두산은 2회에도 강승호의 우전안타로 기회를 잡은 뒤 김재호의 1타점 3루타와 페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보태며 5-0으로 달아났다. 그사이 삼성 투수는 선발 백정현에서 최지광으로 바뀌고, 다시 원태인으로 교체됐다.

삼성은 3회초 오재일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추격했지만, 경기의 긴장감이 그나마 남아 있던 건 이때까지였다. 두산은 3회와 4회 2점씩을 보태면서 삼성 마운드의 원태인까지 강판시켰다.

두산은 2회를 마치고 김민규를 내린 뒤 3회 1사 뒤 불펜의 에이스 이영하를 바로 투입했다. 이영하는 3.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고, 경기 흐름에서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두산은 외국인투수 없이 와일드카드 시리즈 키움전과 준플레이오프 LG전, 플레이오프 삼성전을 치렀다. 그러나 어깨 피로 누적으로 전력에서 제외돼 있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한국시리즈 등판을 위해 지난 9일부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두산이 조금 더 견고한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있는 KT를 찾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훈련 지시하는 황선홍 임시 감독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라마단 성월에 죽 나눠주는 봉사자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선박 충돌로 무너진 미국 볼티모어 다리 이스라엘 인질 석방 촉구하는 사람들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