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10연패 ‘충격의 삼성’

수원 | 김하진 기자

연패 끊으려 7명 투수 투입에도

오승환 9회말 연이어 홈런 허용

KT에 3 대 4로 쓰라린 역전패

구단 역대 최다 연패 타이 수모

<b>망연자실한 돌부처</b>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 9회말 KT 앤서니 알포드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망연자실한 돌부처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 9회말 KT 앤서니 알포드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원년 팀인 삼성이 충격의 10연패에 빠졌다.

삼성은 12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3-4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6월30일 대구 KT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구단 역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인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리그 역사와 함께한 팀이다. 40년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단 한 차례만 10연패를 당했다. 김응용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4년 그해 5월5일 현대전부터 5월18일 KIA전까지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10연패(1무) 늪에 빠졌던 적이 있다.

연패를 끊고자 하는 의지는 강했다. 삼성 선수들은 경기 전부터 진지한 자세로 훈련에 임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10일에 짧은 미팅을 했다. 기운을 내서, 다시 기세를 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 원태인이 10연패 탈출의 특명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KT전 성적이 8경기 4승1패 평균자책 2.74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기대대로 제 역할을 했다. 원태인은 5이닝 6안타 1볼넷 6삼진 2실점으로 자기 몫을 다했다. 타선에서는 3회 호세 피렐라가 좌월 투런 홈런으로 전구단 홈런에 4경기 연속포를 기록했고, 4회에는 이재현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뽑아내 3-2 리드를 잡았다.

삼성은 투구수 98개에 달한 원태인을 내리고 6회부터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했다. 조금이라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가차 없이 강판시켰다. 한국시리즈 같았다.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윤수가 1사 1·2루의 위기에 처하자 이상민을 올렸다. 이상민 역시 볼넷을 주며 흔들리자 우완 이승현을 올려 이닝을 끝냈다. 이후 7~8회는 우규민, 문용익을 차례로 등판시켜 1이닝씩을 책임지게 했다. 7회에는 2사 2·3루의 위기가 있었으나 우규민이 황재균을 삼진아웃으로 돌려세웠고 8회에는 2사 후 조용호 타석 때 대주자 이시원이 도루로 흔들었지만 문용익이 삼진아웃을 이끌어내며 한 점차를 지켰다.

하지만 후배들이 간신히 지켜낸 점수를 최고참 오승환이 단번에 날려버렸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오승환은 첫 타자 배정대에게 볼카운트 3B-1S로 불리하게 풀어나가더니 5구째 145㎞ 직구를 얻어맞아 좌월 홈런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타자 앤서니 알포드에게 4구째 145㎞ 직구를 맞아 경기가 끝났다. 삼성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 충격의 10연패에 고개를 푹 숙인 채 야구장을 떠났다.

삼성은 경기 후에는 원치 않은 소식을 접했다. 다음날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던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등판이 하루 미뤄졌다. 구단 관계자는 “뷰캐넌이 우측 손목의 불편함을 호소해 등판이 하루 연기됐다. 장필준이 대신 선발 등판한다”고 전했다.

삼성은 18년 전에는 10연패 후 반등에 성공해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2022년의 삼성은 1패만 더하면 구단의 불미스러운 새 역사를 쓰게 된다. 13일 예정된 비 예보만 간절히 믿을 수밖에 없다.

잠실에서는 KIA가 양현종의 6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와 김도영의 쐐기 3점 홈런을 앞세워 7연승 중이던 LG를 7-1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양현종은 삼진 3개를 잡아 통산 1752개째를 기록, 이강철 KT 감독(1751개)을 넘어 통산 탈삼진 2위로 올라섰다. 인천에서는 SSG가 키움을 7-3으로 꺾고 두 팀의 간격을 3.5게임 차로 벌리며 전반기 1위를 확정했다. SSG는 1-2로 뒤지던 6회말 최정의 3점홈런 등으로 4점을 몰아내 흐름을 가져왔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