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성범죄 서준원’ 즉각 팀 퇴출…KBO 징계 수위에 관심

김하진 기자

‘범죄 연루’ 구단과 가족에 숨기고 동계훈련·시범경기 소화해 더 충격

롯데 ‘성범죄 서준원’ 즉각 팀 퇴출…KBO 징계 수위에 관심

롯데 투수 서준원(사진)이 어처구니없는 짓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숙제를 던졌다. 롯데는 지난 23일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로 이관됐음을 확인했다”며 “검찰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인 퇴단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준원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롯데의 기대주였다. 프로 입단 후 첫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3경기 4승11패 평균자책 5.47을 기록한 서준원은 향후 팀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꼽혔다. 하지만 자기 관리가 되지 않는 선수였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구단 관리 속에 5선발 경쟁을 펼칠 정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일으켰다. 기대를 저버렸고 야구 인생도 사실상 끝났다. 구단, 가족,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2020년 결혼 당시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라고 했던 서준원은 범죄에 연루된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조사를 받으러 불려다니면서는 구단에 ‘사기를 당했다’고 거짓말로 둘러댄 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모두 소화했다. 소문을 접한 구단의 추궁에 뒤늦게 이날 오전에야 사실을 인정했다.

소속팀 롯데는 곧바로 퇴단 조치하며 ‘손절’했다. 그러나 KBO의 판단은 남아있다. KBO는 이날 낮 12시40분경 롯데로부터 사건을 보고받았고 같은 날 오후 5시 경위서를 받았다. 이제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차례다.

야구 규약에 따르면 가장 큰 징계인 ‘영구 실격’을 내릴 수 있는 행위는 승부조작·성범죄·병역비리·2회 이상 도핑 적발·3회 이상 음주운전 적발 등이다. 성폭행과 성추행은 영구,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실격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 같은 처분은 법적으로 형사처벌이 내려졌을 경우 가능하다. 서준원은 아직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라 현재로서는 상벌위에서 징계를 정할 기준이 모호한 상태다. 범죄에 연루된 선수를 재능만 보고 다른 구단에서 영입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서준원은 사실상 리그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BO로서는 또 새로운 기준점을 마련해야 하게 됐다. 최근 몇년 동안 리그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자 KBO는 엄격한 기준을 정했다. 잇따라 터지고 있는 SNS 논란에 대해서도 조금씩 제재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수많은 사건 유형에 따라 일일이 구체적으로 정해놓는 것도 곤란하지만 심심치 않게 터지는 심각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제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허구연 총재가 이끄는 KBO는 어느 때보다 ‘클린 베이스볼’을 주창하고 있다. 허 총재는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음주운전, 승부조작, 성범죄, 약물복용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불(不)”로 지정하기까지 했다. 서준원의 일탈행위는 그 범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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