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상대로 4회 역전 투런포
통산 타점 단독 1위로 올라서
“여기까지 다다른 것에 감격”
최형우(40·KIA)는 슈퍼스타다. 2017년 자유계약선수(FA)로 프로야구 사상 최초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동시에 방출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입단했지만 1군에서는 8타석에 서본 것이 전부인 채로 2005년 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지금도 당시의 자신을 “낙오자였다”고 떠올릴 만큼 좌절했던 최형우는 입대했고 이 악물고 피나게 노력한 끝에 변신했다. 2007년 경찰 야구단에서 홈런왕을 비롯해 2군 타격 거의 전 부문을 휩쓸었다. 전역 즈음, 삼성이 다시 영입 제의하면서 2008년 KBO리그에 입성한 최형우는 만 25세였던 그해 신인왕이 됐다. 이후 최형우는 각종 기록을 쓰면서 KBO리그에서 살아 있는 전설이 돼 가고 있다. 바닥에서 최고로 올라섰고 고생한 시간만큼 값진 땀이 배어 있는 최형우의 기록은 하나하나 리그 역사가 되고 있다. 그 역사에 불혹의 최형우가 정점을 찍었다.
최형우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KIA가 0-1로 뒤지던 4회초 1사 1루 한화 선발 한승주의 초구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오자 그대로 받아쳐 중월 홈런을 때려 2타점을 뽑았다.
지난 17일 NC전에서 1타점을 더해 통산 1498타점째를 기록하며 아주 오랫동안 역대 타점 1위였던 이승엽 두산 감독(당시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최형우는 이날 2타점을 추가해 역대 최초로 1500타점을 돌파하며 통산 타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2016년 8월24일 대구 SK전에서 1390타점을 기록, 당시 1위였던 양준혁을 밀어내고 최다 타점 보유자가 됐다. 이후 7년 만에 최형우가 지존 자리를 빼앗으며 ‘전설’ 이승엽을 넘어섰다.
최형우는 ‘중고신인’으로 신인왕에 올라 본격적인 경력을 늦게 출발한 대신 폭발적인 시즌들을 보냈고 리그 최고참급 베테랑이 된 지금까지 꾸준히 활약하면서 대기록을 작성했다. 2014~2018년에는 역대 3번째로 5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 절정의 시절을 보냈던 최형우는 만 37세였던 2020년(115타점)에도 100타점을 넘겼다. 이후 55타점, 71타점에 이어 올해도 59경기에 출전해 39타점을 더하고 있다. 만 40세인 최형우는 올 시즌 소크라테스(43타점) 다음으로 KIA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리며 중심 타선을 지키고 있다.
최형우의 역사적인 타점은 이날 결승 타점이 됐다. 최형우의 역전 2점 홈런에 이어 소크라테스가 솔로포로 연속 타자 홈런을 더해 3-1로 앞선 KIA는 6회초에는 1사 1·2루에서 변우혁이 3점포로 쐐기를 박은 끝에 6-4로 승리했다.
최형우는 경기 뒤 “정말 기분이 좋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데도 홈런으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했던 경기(2008년 4월1일 잠실 LG전)가 떠올랐다. ‘최초’나 ‘1위’라는 것보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감격스럽다. 그래도 16시즌 동안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후에도 할 수 있는 한 타점은 계속 쌓아가겠다. 앞으로도 한 경기 한 경기 내 몫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에서는 KT가 롯데를 5-2로 꺾고 롯데전 4연승을 이어갔다. 대구에서는 키움이 삼성을 7-2로 이겼다. 창원에서 NC는 선발 최성영이 2회 1사에서 타구에 얼굴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박건우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LG를 8-4로 꺾었다. SSG는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선 연장 10회초에 터진 최정의 만루홈런과 박성한의 솔로홈런을 앞세워 두산에 6-1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