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타자로 뛰며 ‘54-59’ 찍고
“인간계 아냐” 평가 속 우승도 기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54홈런-59도루로 2024년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오타니는 30일 콜로라도 원정경기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2-1로 승리했다.
올시즌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야구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타자 오타니’의 기록은 54홈런과 59도루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오타니는 지난 20일 마이애미전에서 홈런 3개와 도루 2개를 한꺼번에 추가하면서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다. 신기록을 넘어 51홈런-51도루를 기록한 이후 홈런 3개를 보탰고 도루는 8개를 추가했다.
오타니는 내셔널리그에서 홈런 1위, 타점 1위(130개)에 올랐다. 타격왕까지 노리며 1937년 조 메드윅(세인트루이스) 이후 87년 만의 내셔널리그 타격 3관왕이 기대됐지만 타율은 0.310으로 샌디에이고 루이스 아라에즈(0.314)에게 타격왕을 내주고 2위로 마쳤다.
만장일치로 MVP를 두 번이나 차지하는 등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오타니는 지난 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 던질 수 없게 되자 타자로만 뛰면서 최초의 50홈런-50도루를 쉽게 넘기는, 만화 같은 야구를 펼쳤다.
“인간계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은 오타니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단 한 번도 가을야구를 치러보지 못한 오타니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올해 다저스로 이적하며 “우승하기 위한 선택”임을 수없이 강조했다.
계약 연봉은 10년 7억달러였지만, 실제 받는 연봉은 200만달러로 나머지는 2034년부터 10년 동안 나눠 받는다. 남는 돈은 ‘우승 전력’을 위해 써달라는 게 오타니의 요구였다.
다저스의 우승 가능성은 올해도 높게 점쳐진다.
미국 ‘CBS스포츠’는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큰 팀을 다저스-필라델피아-양키스 순으로 꼽았다. ESPN 역시 다저스를 1위에 올려두고 양키스와 필라델피아를 공동 2위로 평가했다. 오타니가 포스트시즌에도 ‘만화 야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위대한 오타니의 첫 가을야구를 지켜볼 차례다.
오타니와 홈런 경쟁을 펼친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이날 피츠버그와 치른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저지는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를 통틀어 가장 많은 홈런(58개)과 최다 타점(144개)을 기록하고 시즌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