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경기 다 보고 있다”
단기전 ‘예비 상대’ 파악 집중
2017년엔 투수 12명으로 우승
지금은 13~14명 계속 고민 중
이범호 KIA 감독(사진)은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주역이다. 베테랑이 되어서야 한국시리즈 무대를 처음 뛰어봤지만 포스트시즌을 치렀고 두 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험이 있다. 그러나 감독으로는 데뷔 첫 시즌, 단숨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이 감독은 지금 열심히 포스트시즌 공부를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통화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는 전부 보고 있다. 타이브레이크부터 다 봤다. 조그만 차이 하나에 뒤집어지는 경기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KT와 LG가 치르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는 팀이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하면 한국시리즈 상대가 될 수도 있다. 누구를 만나게 될지 모를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며 타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전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감독이 되어 맞는 가을야구는 많이 다르다. 정규시즌 때와 달라진 ‘예비 상대’들의 단기전 운영과 특징들을 열심히 살피는 중이다. 이 감독은 “큰 경기다보니 어떤 흐름일 때 어떤 결정을 하는지, 그 흐름이 막혔을 때 또 어떻게 하는지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에도 느꼈던, 투수들의 경기력이 단기전에서는 달라진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 중이다. 이 감독은 “투수들이 전력투구를 하기 때문에 구위 자체가 정규시즌에 비해 다 좋다. 구속도 시속 3~4㎞ 정도는 더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타자들이 반드시 준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과거 KIA가 우승했던 때의 모습도 참고하고 있다. 이 감독은 엔트리 30명 최종 확정을 위해 고민 중이다.
이 감독은 “2017년 엔트리를 보니까 그때 김기태 감독님은 투수 12명으로 가셨다. 당시엔 헥터, 양현종, 팻딘까지 이닝이터들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 투수진 구성은 다르기 때문에 투수 13명이냐 14명이냐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KIA는 정규시즌을 마치고 사흘 쉰 뒤 4일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시작했다.
공에 맞아 턱을 다쳤던 외국인 1선발 제임스 네일은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KIA는 3차례 연습경기 일정을 한국시리즈 개막일에 맞춘 투수들의 투구 스케줄에 연동해 짰다. 16일로 예정됐던 마지막 청백전은 실전 감각 조율을 위한 타자들의 요청에 따라 18일로 다시 조정했다.
일단 9일 첫 경기에는 선발 4명이 차례로 등판해 2이닝씩 던지며 컨디션 점검에 중점을 둔다. 네일이 부상 이후 첫 실전에 나서고, 양현종, 에릭 라우어, 그리고 4차전 선발 경쟁 중인 젊은 투수들 중 윤영철이 2이닝을 던지기로 했다. 이 감독은 “정재훈 투수코치가 한국시리즈 준비 투수들 스케줄을 짰는데 (두산에서) 한국시리즈를 많이 해봐서 역시 아주 잘 짜주셨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실전 훈련으로 들어가면서도 이 감독의 포스트시즌 ‘탐색’은 계속된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까지 경기는 다 볼 생각이다. 봐야 할 것 같다. (야간) 훈련과 경기 시간이 겹쳐도 중간에 나와서 보겠다”며 웃었다.
KIA는 한국시리즈에 2번 이상 참가한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등 베테랑들이 있는 반면 김도영, 박찬호 등 핵심 타자들과 대부분의 불펜 투수들이 한국시리즈 출전은 처음이다.
단기전은 결국 실전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지만 준비는 꼼꼼할수록 좋다는 게 이 감독의 계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