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외국인 사령탑이 대세지만…소수 국내파 “우리도 질 수 없다”

이정호 기자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b>이 중 막판에 웃을 자는</b> V리그 남자부 감독들이 15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중 막판에 웃을 자는 V리그 남자부 감독들이 15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 수준의 감독 합류해
전술·전략 중요성 더 커져”
대한항공은 첫 ‘5연패’ 의욕

V리그 풀타임 2년 차 OK금융그룹의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1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크리스털볼룸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한국 배구팬들은 외국인 감독이 많아지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며 궁금해했다. 그는 “V리그는 이제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전술, 전략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이 합류하면서 더 좋은 배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 배구는 최근 들어 외국인 감독이 대세다. 남녀 배구대표팀 사령탑도 모두 외국인이고 새 시즌 V리그 전체 14개 구단 감독 중 6명이 외국인이다. 남자부는 7개 팀 가운데 5개 팀을 외국인 감독이 맡는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를 이끈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비롯해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이 자리를 지켰고, 여기에 더해 현대캐피탈이 필립 블랑, 우리카드가 마우리시오 파에스, KB손해보험이 미겔 리베라와 계약했다. 국내 사령탑은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뿐이다.

새 시즌 판도는 사실 외국인 감독 쪽으로 기울어 있다. 전무후무한 리그 5연패 달성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의 전력은 여전히 강하고, 블랑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도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대한항공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직 배고프고, 더 많은 것을 갈망한다”며 “우리가 이기고 싶은 팀은 코트 반대편에 있는 팀”이라는 각오로 5연패 욕심을 드러냈다.

전력과 상관없이 한국 배구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두 토종 사령탑은 의기투합했다. 권영민 감독은 “우리가 잘해야 국내 감독들의 설 자리가 생기지 않겠나. 우리가 세계 배구 트렌드 속에서 잘 이겨내야 한국 배구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토종 사령탑으로서 무거워진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OK금융그룹을 준우승으로 이끈 오기노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이 대거 늘어난 V리그에 볼거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오기노 감독은 “기존 V리그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조금 높았는데,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이번 시즌에는 선수들이 팀을 잘 파악하고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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