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음바페가…‘짐 싼’ 프랑스

이정호 기자

스위스와 16강전 승부차기 실축

정상 탈환 꿈 일찌감치 ‘물거품’

스위스 골키퍼 얀 좀머(왼쪽)가 29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유로 2020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프랑스의 마지막 킥커 킬리안 음바페의 슛을 왼손으로 걷어내고 있다.   부쿠레슈티 | AP연합뉴스

스위스 골키퍼 얀 좀머(왼쪽)가 29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유로 2020 16강전 승부차기에서 프랑스의 마지막 킥커 킬리안 음바페의 슛을 왼손으로 걷어내고 있다. 부쿠레슈티 | AP연합뉴스

거침없던 프랑스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22·사진)가 고개를 숙였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의 최고 스타는 2000년 대회 이후 유로 정상 탈환을 꿈꾸는 프랑스의 희망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최악의 모습만 남긴 채 무대에서 내려왔다.

음바페는 29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의 아레나 나치오날러에서 끝난 유로 2020 16강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로 나섰으나 실축했다. 환호하는 스위스 선수들 사이에서 음바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얼굴을 감싸안으며 동료들의 위로를 받았다. 러시아 월드컵 우승팀인 프랑스가 대회에서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프랑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아무도 그를 탓하지 않는다. 승부차기의 책임에서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음바페를 감쌌다. 음바페는 경기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페널티킥 실축에 대해 미안한 마음뿐이다. 당분간 잠을 자는 것도 힘들겠지만 이게 내게 좋아하는 축구의 위험요소”라면서 “앞으로의 도전을 위해 더 강하게 일어서겠다”며 마음을 추슬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침묵했던 음바페는 이날도 수차례 찬스를 놓쳤다. 동물적인 스피드나 움직임은 여전히 위협적이었으나 6개의 슈팅은 모두 타깃을 벗어났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던 연장 후반 11분 찬스마저 놓쳤다. 중원에서 연결된 폴 포그바의 침투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왼발 슈팅이 빗나가고 말았다.

믿었던 음바페가…‘짐 싼’ 프랑스

결국 음바페는 승부차기에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실축 없이 성공시킨 가운데 4-5로 뒤진 상황에서 프랑스의 5번째 키커로 나선 음바페는 굳은 표정으로 페널티킥을 준비했다. 하지만 슈팅이 가운데로 몰리며 스위스 골키퍼 얀 좀머의 수비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음바페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10대의 나이에도 압도적인 주력과 개인기로 단숨에 지구촌 축구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프랑스 대표팀 역사상 월드컵 최연소 득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펠레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전에서 득점한 10대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음바페는 독일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1억8000만유로(약 2422억원)로 세계 최고 몸값 선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음바페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 반열에 오른 뒤 처음으로 나선 메이저대회로, 그의 발끝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음바페는 현재까지 대회에서 득점 없이 가장 많은 슈팅(14개)을 날린 선수라는 기록을 남긴 채 16강에서 짐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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