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병역특례 개의치 않아”…황의조·권창훈·김민재 ‘와일드카드’
경쟁력·좋은 움직임에 초점 맞춰 발탁, 동기부여에도 ‘자신감’
내일 파주 소집 후 두 차례 평가전 치른 뒤 17일 일본으로 출국
병역특례는 안중에도 없었다. 실력만 생각하고 뽑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나설 최후의 18인을 통해 김학범호가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를 여실히 알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도쿄 올림픽에 나설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동준, 원두재(이상 울산), 정태욱(대구) 등 그동안 김 감독과 함께 올림픽 준비를 해왔던 선수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눈길을 끈 것은 와일드카드다. 총 3명을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에 김 감독은 황의조(보르도)와 권창훈(수원), 김민재(베이징)를 발탁했다. 그간 대표팀 감독들은 와일드카드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을 골랐다. 그러나 황의조와 김민재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금메달을 합작하고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다.
당초 김 감독도 동기부여를 위해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선수는 가급적 포함시키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올림픽 성적을 위해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이들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병역특례 여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누가 경쟁력이 있는지, 최고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줄 선수가 누구인가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A대표팀 부동의 원톱 스트라이커, 김민재는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정평이 나 있다. 권창훈 역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다.
동기부여 문제도 걱정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오히려 먼저 강한 의욕을 보였다며 고마워했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구단을 설득했다. 황의조도 그래서 차출이 가능했고, 오세훈과 조규성을 과감히 배제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유럽팀으로의 이적을 추진 중인 김민재는 차출이 결정된 게 아니라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김 감독은 “아직 (구단과) 협상 루트를 찾지 못했지만 일단 명단에는 올렸다. 꼭 필요한 자원이어서 반드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는 와일드카드 외 다른 선수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취약 포지션으로 꼽았던 풀백 자원에 오랜 기간 발탁해 왔던 강윤성(제주) 대신 설영우(울산)를 추가했다. 설영우가 이번 시즌 리그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며 경기력이 한껏 올라온 것이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오랜 기간 주장을 맡아온 센터백 이상민(이랜드)을 탈락시키고 정태욱에게 주장 완장을 맡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감독은 “엔트리가 18명이 아닌 23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젯밤에도 많이 했다. 제한된 엔트리에서 최고 성적을 낼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탈락한) 선수들도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로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13일(상대 미정)과 16일(프랑스·서울월드컵경기장)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17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김 감독은 “이제부터는 조직력을 강화할 생각이다. 토너먼트 경기에서는 수비가 중요한 요소”라며 “왼발잡이가 3명 있는데 그 3명을 어떻게 쓸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