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숨겨둔 ‘왼발’로 일낸다

황민국 기자

이동경·권창훈·이강인 등 활용

세트피스 작전 집중 훈련 돌입

마지막 훈련 주중 오후만 공개

김학범호, 숨겨둔 ‘왼발’로 일낸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왼발’에 승부를 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일부터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올림픽축구대표팀 마지막 훈련을 주말을 제외한 주중 오후에만 공개한다고 밝혔다.

김학범 올림픽팀 감독(61)이 하루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소화하는 훈련 일정에서 오전을 감추는 것은 외부에 공개되면 안 되는 중요한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팀은 이 시간 세트피스 작전을 익힌다.

올림픽팀 왼발 스페셜리스트인 이동경(24·울산)은 지난 2차 소집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전에는 프리킥과 코너킥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트피스는 강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약팀은 강팀과의 격차를 좁히도록 돕는 회심의 무기다. 약속된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게 중요하다 보니 상대의 빈틈을 정확히 찌르는 킥의 정확성과 예측을 뛰어넘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결국, 실전에 얼마든지 쓸 수 있도록 다듬으면서 최대한 숨겨야 한다. 김 감독이 “우리가 가장 준비해야 하는 것은 세트피스”라며 “세트피스에서 득점의 30% 이상이 나오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김 감독은 3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세트피스의 효용성을 직접 확인했다. 약체인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밀집수비에 고전하다가 손흥민이 짜릿한 결승골을 넣은 장면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나온 황희찬의 헤딩 결승골 모두 코너킥에서 나왔다.

김 감독의 세트피스 활용 의지는 올림픽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면면에서도 잘 드러난다. 꾸준히 올림픽팀에서 왼발 킥력을 뽐냈던 이동경에 이어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유망주 이강인(20·발렌시아)과 와일드카드 권창훈(27·수원)이 전담 키커로 합류했다. 이강인은 최근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두 차례 프리킥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장면을 연출했고, 권창훈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이미 입증된 왼발 전문가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세트피스에서 화려한 고공 플레이를 펼칠 선수들도 있다. 역시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김민재(25·베이징)와 정태욱(24·대구)은 각각 신장이 1m90과 1m94에 달하는 장신 수비수로 공중볼에 강점을 갖고 있다. 또 측면 공격수 송민규(22·포항)는 1m79로 키는 작지만 올해 K리그1에서 머리로만 5골을 터뜨린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김 감독이 비밀리에 갈고닦는 세트피스가 도쿄로 떠나기 전에 국내에서 진행될 두 차례의 평가전(아르헨티나·프랑스)에서 공개될지도 관심사다. 두 경기 모두 관중뿐만 아니라 TV로 중계된다는 점은 걱정되지만, 실전에서 손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첫선을 보일 여지도 있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