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동점골 넣고도 ‘역적’으로…스페인 모라타 ‘승부차기 잔혹사’

조홍민 선임기자

이탈리아와 준결승전 ‘결정적 실축’

이번 대회서 프랑스 음바페도 불운

베컴·메시 등 스타들 ‘눈물의 기억’

스페인의 알바로 모라타가 7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4강전 승부차기에서 자신의 슛이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작은 사진)에게 막혀 팀이 2-4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스페인의 알바로 모라타가 7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4강전 승부차기에서 자신의 슛이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작은 사진)에게 막혀 팀이 2-4로 패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축구에서 승부차기를 흔히 ‘11m의 러시안룰렛’이라고도 부른다. ‘모 아니면 도’. 승패가 눈앞에서 결정되는 만큼 키커가 받는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구나 그 선수가 팀의 에이스나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라면 부담은 더 커진다. 잔인한 승부의 끝은 ‘영웅’을 탄생시키거나, ‘역적’을 만들어낸다.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준결승 이탈리아-스페인전에서 ‘영웅’과 ‘역적’의 희비가 엇갈렸다. 천당에서 다시 지옥으로 떨어진 불운을 맛본 선수는 스페인의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 후반 0-1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영웅’이 될 수도 있었지만 정작 승부차기에선 실축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앞서 이번 대회 16강전 프랑스-스위스의 경기에서도 프랑스는 마지막 키커 킬리안 음바페가 왼쪽으로 찬 볼이 스위스 골키퍼 얀 좀머의 선방에 걸리며 4-5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내로라하는 스타급 선수들의 실축으로 경기에서 패한 경우는 두고두고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다. ‘누가 넣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실축하면 영원히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승부차기다.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을 상대한 이탈리아의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바조 역시 승부차기에서 골대 위를 넘기는 어이없는 실축으로 우승을 놓쳤다. 1993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스타였지만 그날의 실축 한방 때문에 바조의 이름 앞엔 늘 ‘비운의 스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바조는 훗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 페널티킥은 다시 차고 싶다. 나는 그때부터 4년 동안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환상적인 프리킥의 달인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도 유로2004 대회 8강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 실축하는 바람에 5-6으로 패배, 4강 진출 좌절의 원흉이 됐다.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도 실축의 눈물을 흘린 아픔이 있다. 5년 전 2016 코파아메리카 결승 칠레전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와 허공으로 볼을 날려보내 2-4 패배의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메시는 7일 열린 2021 코파아메리카 대회 4강전 콜롬비아와의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5년 전 악몽을 날렸다. 아르헨티나가 3-2로 이겼고, 브라질과 결승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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