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들어올리며 ‘무관의 한’ 내려놓다

황민국 기자

메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9번 실패 딛고 코파 아메리카 우승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1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운데)가 1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 AFP연합뉴스

클럽에선 35차례나 우승했지만
국대 유니폼만 입으면 불운 연속

브라질과 만난 결승서 1 대 0 승리
디 마리아의 전반전 골 지켜내
메이저 국가대항전 첫 우승 감격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골잡이 리오넬 메시(34)가 브라질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유독 아르헨티나 유니폼만 입으면 우승과 인연이 없던 그는 동료들의 헹가래 속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늘 높이 떠오르며 첫 정상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아르헨티나는 11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앙헬 디 마리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브라질을 1-0으로 눌렀다. 남미 최강을 가리는 이 대회에서 28년 만에 우승한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와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15회)가 됐다.

아르헨티나의 우승 역사보다 눈길을 끈 것은 ‘국가대표 메시’의 첫 우승이었다. 메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숱한 업적을 쌓은 선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10회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4회 등 클럽에서 들어올린 우승컵만 무려 35개에 달한다. 숨 쉬는 것처럼 골(672개)을 쏟아낸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역대 최다인 6번이나 받았을 정도다.

메시에게 단 하나 부족한 게 있다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서 우승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월드컵에선 네 차례 참가하고도 준우승(2014년)이 최고 성적이었다. 코파 아메리카도 5회 출전해 3번 준우승에 머물러 무관의 제왕으로 불렸다. 특히 2년 연속 칠레와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우승컵을 놓친 2016년 대회에선 자신의 실축에 실망한 나머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했다.

메시가 10번째 도전인 이번 대회를 벼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으로 참가한 그는 8강 진출을 확정짓고도 볼리비아와의 조별리그 경기 출전을 강행할 정도로 스스로를 다그쳤고, 콜롬비아와의 4강전에선 상대 선수의 축구화에 발목을 다쳐 피를 흘리면서도 풀타임을 소화했다.

메시의 정성에 축구의 신도 우승으로 보답했다. 메시는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43분 골키퍼 에데르송과의 1 대 1 찬스를 놓쳤지만, 팀 동료 도움으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디 마리아가 전반 22분 로드리고 데 파울이 후방에서 길게 넘긴 골을 브라질 진영에서 잡아챈 뒤 골키퍼의 머리 위로 띄운 슛이 결승골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의 파상 공세를 반칙도 불사하는 질식 수비로 막아냈다.

메시는 결승전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득점(4골)과 도움(5개) 모두 1위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선정됐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메시가 햄스트링과 발목 부상을 안은 채 출전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메시는 늘 최고였다. 우승에 실패했더라도 최고였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첫 우승으로 기쁨의 눈물을 흘린 메시와 달리 브라질의 네이마르는 준우승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네이마르 역시 2골 3도움으로 맹활약했으나 브라질 국가대표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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