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 깨운 만치니읽음

황민국 기자

축구 강국 명성 퇴색했던 이탈리아

그의 손 거치며 마법처럼 팀 변신

빗장수비에 공격력 더해 승승장구

A매치 34경기 무패 ‘화려한 부활’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왼쪽)가 12일 유로 2020 결승전 잉글랜드전에서 승리한 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안아 올리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 | AFP연합뉴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왼쪽)가 12일 유로 2020 결승전 잉글랜드전에서 승리한 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안아 올리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 | AFP연합뉴스

이탈리아는 2017년 11월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체면을 구겼다. 월드컵 통산 4회 우승을 자랑하던 이탈리아는 60년 만에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역대 최저인 20위까지 밀려나면서 축구 강국의 자존심이 산산조각났다.

그랬던 이탈리아가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56)의 지휘 아래 화려하게 부활했다.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는 12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안방에서 열렸던 1968년 대회 이후 53년 만에 되찾은 유럽 패권이다. 이탈리아는 A매치 34경기 무패(27승7무) 행진도 이어갔다.

만치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이 변화를 만들어낸 신의 한 수였다. 그는 지도자 커리어로는 하락세였지만 팀 재건과 체질 개선에선 탁월한 면모를 자랑한다. 이탈리아를 살려낸 것도 그의 마법 같은 손길이었다. 그간 대표팀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 중 시험대에 올린 숫자만 60명이 넘는다. 이탈리아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거치면서 ‘빗장수비’로 불리는 전통의 수비축구에 다채로운 공격 루트를 더했다. 주포인 치로 임모빌레를 비롯해 로렌초 인시녜, 페데리코 키에사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탈리아의 승승장구가 시작됐다.

달라진 이탈리아 축구의 색깔은 유로 2020에서도 드러났다. 슈퍼스타가 한 명도 없어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무려 13골을 쏟아내며 스페인과 최다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만치니 감독의 약점이라던 토너먼트에선 빼어난 조직력과 변화에 대처하는 백업 멤버들의 발견이 눈에 띄었다. 마르코 베라티의 부재 속에 마누엘 로카텔리가 제 몫을 해냈고, 로카텔리도 부상으로 빠진 다음에는 에메르송이 자리를 지켰다. 토너먼트 4경기 중 3번이나 연장 혈투를 치르는 어려움 속에서도 한 번의 멈춤 없이 정상까지 오른 비결이었다.

특히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선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적극적으로 교체 카드를 활용해 판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임모빌레와 인시녜, 키에사를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띄웠는데 교체로 출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선택이었다. 만치니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이탈리아 사람들 모두 함께 기쁨을 나누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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