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황의조·‘빛난’ 이강인·‘절실한’ 김민재…김학범호, 절반의 성공

윤은용 기자

축구 대표팀 아르헨전서 희망·불안 교차…김민재 차출 최대 과제로

‘갇힌’ 황의조·‘빛난’ 이강인·‘절실한’ 김민재…김학범호, 절반의 성공

지난 13일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강호들과 붙으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고,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줬다”며 “수비에서는 실점을 안 할 수 있었는데도 아쉬운 장면들이 좀 있었다.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맞은 ‘예방주사’를, 핵심 선수 3명으로 분석했다.

■황의조: 고립 탈출 필요

이날 선발 명단에서 빠졌던 황의조는 후반 13분 이강인, 권창훈과 함께 투입됐다. 이전까지 삐걱댔던 대표팀의 경기력은 이들이 들어가면서확 바뀌었다.

황의조는 투입된 후 최전방에서 아르헨티나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로 고전했다. 그 와중에도 공을 2선 공격수들에게 연결하면서 어떻게든 연계 플레이를 만들어냈고, 전방 압박도 그런 대로 잘해냈다. 하지만 골을 넣어야 하는 그의 임무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도 보였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이렇다 할 찬스가 오지 않았다.

황의조는 현재 김학범호의 유일한 ‘원톱’ 자원이다. 김 감독은 이날 이동준을 원톱에 가까운 제로톱으로 기용해봤지만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유럽에서도 자기 능력을 마음껏 뽐낸 황의조를 상대팀이 집중 견제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경쟁력 있는 2선 공격수들이 황의조를 돕거나 황의조를 이용해 찬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강인: 절묘한 탈압박

황의조와 함께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자신이 왜 ‘한국 축구의 미래’인지 짧은 시간에 증명했다. 아르헨티나가 수비 라인을 촘촘히 한 상황에서, 이강인은 수차례 가해진 상대의 압박을 뛰어난 탈압박 능력으로 벗어났다. 이와 함께 정평이 난 뛰어난 패스로 공격 루트를 창출해냈다. 동료들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케 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전담 키커로 나서 킥력을 뽐냈다. 후반 추가 시간 나온 엄원상의 극적인 동점골도 이강인의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쳐낸 것이 엄원상 앞으로 흘러가며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강인의 눈부신 활약으로 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주전으로 예상된 이동경은 이날 선발로 나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을 뽑았지만, 전체적인 운영 면에서는 이강인이 좀 더 좋았다. 김 감독이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김민재: 와일드카드 결정은

김민재는 대기 명단에도 들지 못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현재 유럽팀으로의 이적 협상이 진행 중인 김민재는 새롭게 이적할 팀이 올림픽 출전을 거부하면 올림픽에 나설 수 없다.

김민재가 없는 가운데 한국 수비진은 잦은 실수로 불안함을 노출했고, 결국 2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수비가 안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는데, 아르헨티나전에서 수비 불안감이 노출되면서 김민재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김민재를 꼭 발탁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플랜 B를 가동해야 한다. 이 경우 또 다른 국가대표 센터백인 박지수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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