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관중 입장 가능한데…수도권에서만 하는 이유

황민국 기자

AFC 최종예선 경기장 규정

국제공항 150㎞ 이내로 한정

“축구라는 스포츠가 팬이 없으면 존재할까요?”

손흥민(29·토트넘)은 7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과의 2차전을 앞두고 ‘무관중’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첫 경기에 이어 이번 레바논전도 수도권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돼 굳게 닫힌 관중석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5일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텅 빈 경기장에서 뛰면 흥도 안 난다”며 “팬들과 함께 웃고 우는 시간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현행 거리 두기에서 수도권은 4단계가 적용돼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선 일부나마 관중이 입장할 수 있는 대구와 울산 등 지방에서 A매치가 개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정이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A매치를 수도권에서 열고 있는 것은 최종예선을 주관하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선수들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최종예선은 국제공항에서 150㎞ 이내로 2시간 이내 이동 가능한 경기장에서 치러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수도권밖에 방법이 없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이 인천국제공항으로 한정돼 경기장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의 안전을 감안할 때 외부와 격리된 파주트레이닝센터에서 가까운 수도권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예년과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이 A매치 개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감안해야 한다.

지자체 입장에선 A매치 개최에 필요한 비용을 일부 부담해야 하는데, 거리 두기 3단계도 관중 입장이 30%로 제한돼 입장 수입의 실익이 크지 않다.

사실 협회는 그 누구보다 유관중 전환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안을 살펴보면 관중 수익이 2019년의 0.7% 수준인 6000만원에 불과했다. 협회 총수입이 941억원에서 277억원 줄어든 664억원에 그친 원인 중 하나다. 그나마 지난해 열린 A매치는 협회가 주관하는 2차 예선과 평가전이라 중계권료 수익(약 22억3000만원)을 챙길 수 있었으나 최종예선은 이마저도 AFC의 몫이다.

한편 협회는 남은 최종예선 홈경기장 후보군에서 오는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잔디 교체 공사에 들어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제외했다. 협회는 오는 10월(시리아)과 11월(아랍에미리트연합) 그리고 내년 3월(이란) 세 차례 더 안방에서 최종예선을 개최하는데,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인천전용구장, 고양종합운동장 등을 후보군으로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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