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 FC서울, 첩첩산중읽음

이정호 기자

최하위·승리 가뭄·리더십 부재

박진섭 감독 사퇴…후임 안익수

“극단적 선수 기용” 문제점 지적

FC서울 서포터들이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전에서 패한 뒤 최하위로 추락한 팀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FC서울 서포터들이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전에서 패한 뒤 최하위로 추락한 팀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FC서울-전북 현대전. 최하위 서울은 2위 전북에 3-4로 역전패했지만, 시즌 팀 최다골인 3골을 넣으며 선전했다. 그렇지만 이미 인내심을 다 써버린 서포터들 마음을 돌이킬 수 없었다. 서울팬들은 예고대로 선수단 버스가 나가는 본부석 주차장 출입구에 나란히 도열해 무기력한 경기 내용을 질책하는 현수막을 들고 침묵의 시위를 벌였다.

“감독이 책임지겠다”며 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박진섭 감독이 결국 6일 자진 사퇴했다. 서울은 곧바로 후임으로 여자축구대표팀,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한 안익수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강명원 단장도 동반 사퇴했다.

서울은 2021시즌 총체적인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지난 몇 시즌도 고전하는 흐름이었지만, 올해는 최악이라 할 만하다. 서울은 이날 현재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전북전에서도 승점 추가에 실패(25점·6승7무14패)하면서 2부리그 강등 위기론도 나오고 있다.

시즌 전 나상호, 박정빈, 팔로세비치, 홍준호 등 모처럼 활기찬 선수 영입으로 명가 재건에 부풀었던 팬심의 기대는 초반 몇 경기 만에 빠졌다. 지난 4월 이후 승리한 경기는 단 두 번뿐이다. 지난 6경기에서는 1무5패로,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전북전에는 22세 이하(U-22) 선수가 8명이나 출전 선수 명단에 올라왔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자리에 22세 이하 선수 6명이 선발 명단에, 2명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표면적으로는 선수 줄부상이 이유였지만, 그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한 축구계 인사는 “이렇게 극단적인 선수 기용까지 온 것은 선수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증거”라며 “흔히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잡혀 있는 팀이라면 웬만한 부상으로는 뛰려는 선수들이 많다”고 짚었다. 부상 선수 상당수가 다리 근육이 좋지 않은 상태인데, 선수단 관리에도 문제점이 지적된다.

광주FC를 이끌면서 K리그에서 주목받는 젊은 사령탑이었던 박진섭 감독의 리더십은 ‘스타군단’ 서울을 만나면서 첫해에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프런트의 무계획 시즌 운영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의 추락은 아킬레스건인 타깃형 공격수 부재로부터 시작됐다. 서울은 뒤늦게 여름 이적시장에서 지동원, 가브리엘 등 공격 옵션을 채우고 채프먼, 여름까지 영입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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