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아버지·아들 3대가 대표팀 골…‘구드욘센 가문의 영광’

조홍민 선임기자

아이슬란드 축구 가족…부자 교체 투입 진기록도

지난 6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J조 아이슬란드-북마케도니아전에서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슬란드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9분 안드리 구드욘센(19)이 기사회생의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7분 교체 멤버로 투입된 그는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패스를 받아 한 바퀴 돌며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에만 북마케도니아에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간 아이슬란드는 2-2 무승부를 거둬 본선 진출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았다.

이날 관심은 전반에 뒤지다 후반 두 골로 무승부를 이뤄낸 아이슬란드의 선전보다 동점골 주인공 안드리에게 쏠렸다. 안드리가 바로 아이슬란드의 축구 영웅 아이두르 구드욘센(43)의 둘째 아들이란 점, 아울러 그의 할아버지 아르노르 역시 대표팀 선수 출신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가 모두 축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A매치에서 골을 넣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축구 약소국이던 시절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안드리의 아버지 아이두르는 A매치 88경기에서 26골을 터뜨리며 최다골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아이두르는 첼시와 바르셀로나 등 유럽의 빅클럽에서도 폭발적인 골 결정력으로 존재감을 알렸던 스타였다. 2000~2006년 첼시에서 186경기에 출전해 54골을 기록했고, 2006~2009년 바르셀로나에서는 72경기에 나와 10골을 넣었다.

할아버지 아르노르도 A매치 73경기에 출전해 14골을 넣은 주인공이었다. 특히 1996년 4월 열린 아이두르의 A매치 데뷔전 에스토니아와의 경기에서는 아르노르-아이두르 구드욘센 부자가 대표팀에서 함께 뛰어 화제를 모았다.

세계 축구 역사상 A매치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한 경기에 나란히 출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1961년생인 아르노르가 만 17세인 1978년 아이두르를 낳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후반 아이두르가 아버지 대신 교체 투입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 B팀에 소속된 안드리는 지난 2일 루마니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안드리의 형 스베인(23) 역시 아이슬란드 대표팀에서 뛰고 있지만 아직 A매치 골은 없다. 동생 다니엘(15)도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서 뛰고 있다.

이탈리아의 체사레-파울로 말디니나 한국의 차범근-차두리 부자 등 아버지와 아들이 국가대표로 활약한 경우는 제법 많지만 할아버지까지 3대에 걸쳐 국가대표로 뽑히고 A매치 골까지 넣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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