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월드컵 예선, 아 챔스리그…축구 없는 날 80여일 ‘위기의 K리그’

이정호 기자

잦은 이벤트에 누더기 일정 반복

축구팬들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다양한 즐길거리 개발” 지적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경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경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시즌 K리그1은 축구팬들과 멀어져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 2월27일 공식 개막전 이후 현재까지 리그 공백기만 무려 63일에 이른다. 3월 말 A매치(한·일전)로 일주일을 쉬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일정이 겹친 6~7월 사이 무려 7주간 경기가 없었다.

또 월드컵 최종예선(이라크·레바논전) 일정이 잡힌 9월 초에도 일주일간 리그가 열리지 않는다. 10월에도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8강·4강) 일정으로 두 차례 중단이 예정돼 있고, 11월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까지 더하면 시즌 도중 리그 중단 기간만 80일이 넘는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일정 변경도 많아지면서 누더기 일정표가 됐다.

프로스포츠는 연속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미디어와 팬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야만 프로스포츠로서 생명력이 생긴다. 이는 리그 흥행은 물론 상업적인 가치와도 직결된다. 유럽축구 등 세계적인 리그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관중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리그 일정을 강행하는 이유다.

그렇지만 K리그1은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시기에 한 달 정도 리그가 중단된 적이 있지만, 시즌 도중 통째로 50일에 가까운 휴식기를 갖는 것은 처음이었다.

장기간의 휴식기에 도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K리그는 한동안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잦은 일정 변경으로 인해 축구팬들조차 경기 일정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미뤄진 카타르 월드컵 예선 일정이 타이트하게 잡혔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장소도 늦게 정해진 데다, 참가국이 한 장소에 모여 대회 일정을 소화하는 버블 방식으로 치러지면서 리그 중단을 피할 수 없었다. 프로축구연맹의 한숨도 깊어진다. 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으로 정상적인 리그 운영을 어렵게 만드는 변수가 많은 시즌”이라며 “올해는 일정을 짤 때부터 리그 완주에 최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위기를 마주하면서 K리그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진다. 관심에서 멀어진 프로축구의 빈자리를 채울 즐길거리 대안은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K리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이슈를 만들어갈 동력은 부족하다.

한국 축구는 한 해 10경기도 열리지 않는 대표팀이 인기를 주도한다. 자연스럽게 대표팀 중심으로 축구계가 돌아간다. 축구계 핵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축구 인기를 K리그가 주도해야만 축구 발전 모델이 자리잡을 수 있다”며 “리그에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스타플레이어, 콘텐츠가 꾸준히 채워져야 경쟁력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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