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헤어날 길 없는 ‘부진의 늪’…결국 막 내린 ‘병수볼’

윤은용 기자

김병수 감독 3년 만에 ‘전격 해임’

강등 벼랑 끝, 분위기 반전 초강수

김병수 강원 FC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수 강원 FC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좀처럼 헤어나올 길이 없는 부진이 계속되자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강등 위기에 몰린 강원FC가 김병수 감독(사진)을 해임했다. 약 3년간 이어진 ‘병수볼’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시즌 말미에 감독 해임이라는 강수를 둔 강원의 잔류 성공 여부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강원은 4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 감독을 해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3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2021 파이널B 35라운드 경기에서 0-4 완패를 당한 뒤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해임을 결정했다. 강원은 35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38점(9승11무15패)으로 11위에 그치고 있다. 최하위 광주FC(승점 33점)에 5점이 앞서 있다. 지금 순위대로라면 K리그2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오는 팀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2부리그 강등이 현실화할 수 있다. 결국 강원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감독을 해임하는 강수를 뒀다.

김 감독에겐 조금 억울할 수 있는 결과다. 김 감독은 2018년 8월 송경섭 감독의 뒤를 이어 강원의 지휘봉을 잡은 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어느새 ‘병수볼’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그러나 2019년 파이널A 진입으로 정점을 찍은 강원은 이후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파이널B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시즌 시작과 함께 팀의 주축 선수들인 고무열과 임채민이 교통사고로 장기 이탈하는 악재가 닥치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더니 8월에 팀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선수단 대부분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선수단 컨디션이 바닥을 치며 연패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까지 다수 속출했다.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지만,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김 감독이 단순히 운만 없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병수볼’이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팀들이 약점을 파고들었다. 김 감독의 축구에선 언제나 같은 공간에서 상대보다 숫자가 많아야 한다. 더 많이 뛰어야 해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늘어난다. 전반에 상대를 압도하다가도 후반 막판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선수층이 두꺼우면 괜찮은데, 강원은 그렇지 못했다. 이에 전술적으로 또 다른 접근이 필요했는데 김 감독은 그 대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더구나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활용에 있어 전 구단 통틀어 가장 적극적이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 칼을 빼든 강원은 오는 7일 열리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36라운드 경기를 박효진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치를 예정이다. 다만, 잔여시즌을 전부 박 대행에게 맡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강원은 인천과 FC서울, 성남FC와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인천전 결과에 따라 대행체제로 끝까지 갈지, 아니면 새 감독을 선임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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