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오른쪽 풀백 적임자가 없다읽음

황민국 기자

완전체 평가전 끝…벤투표 빌드업 최적의 엔트리 ‘여전한 숙제’

아직도 오른쪽 풀백 적임자가 없다

주 전술 완성도에 공들였던 대표팀
완벽한 경기력 손에 못 넣어 아쉬움
매경기 뒷문 구성 바뀌며 실수 연발
6·9월 A매치 무실점 경기는 2번뿐

벤투호는 마지막 실험에도 ‘플랜 B’가 없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사진)은 험난한 원정 대신 안방 승부, 그리고 유럽파까지 합류한 9월 A매치 2연전(코스타리카·카메룬)에서 ‘빌드업 축구’에 어울리는 선수를 낙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4년간 갈고닦은 주전술에 마침표를 찍고, 두 달 뒤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주겠다는 의지였다.

이번 소집에서 출전 기회를 얻은 선수들의 면면에서 벤투 감독의 속내는 잘 드러난다. 지난 23일 코스타리카(2-2 무), 27일 카메룬(1-0 승)전까지 선발 혹은 교체로 한 번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는 총 26명 중 17명이다.

지금껏 쓰는 선수만 쓴다는 비판을 받았던 벤투 감독은 이번에도 ‘마이웨이’를 외쳤다. 새로운 실험보다는 자신이 공들였던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른 최적의 선발을 찾는 데 신경을 썼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 평가전 2경기에서 핵심 전력인 손흥민(토트넘)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민재(나폴리)가 전술의 뼈대를 책임지면서 조금씩 변화를 줬다. “두 경기에서 다른 전술을 쓰겠다”고 예고했던 벤투 감독은 선발 명단의 절반 가까운 5명을 바꿨는데 권경원(감바)과 권창훈(김천), 손준호(산둥), 윤종규(서울),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은 한 차례씩 선발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본선에서 유력한 교체 카드로 떠올랐다.

벤투 감독의 주전술이 포백 기반이라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벤투 감독은 상대 전력에 따라 4-1-3-2 혹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상대가 우리보다 약세일 때는 최전방 공격 숫자를 한 명 늘리고, 강팀을 만났을 때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원톱을 가동할 땐 또 다른 주포 황의조(올림피아코스) 대신 손흥민을 끌어올렸는데, 본선에선 상대의 빈틈을 찌르는 역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속내가 잘 드러났다.

주전술의 완성에 온 힘을 기울인 벤투 감독이 아직 완벽한 경기력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유럽파까지 합류한 완전체가 그라운드를 누빈 지난 6월 A매치 4연전(브라질·칠레·파라과이·이집트)까지 지난 6경기를 살펴보면 공격에선 합격점을 줄 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전(1-5 패)과 이번 카메룬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멀티골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 옵션이 활기를 띠었다. 최근 하락세인 황의조가 브라질전을 포함해 2골을 기록했고, 손흥민은 프리킥 3골을 포함해 4골로 훨훨 날았다.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작은 정우영 모두 공격의 한자리를 꿰차기에 충분했다.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 큰 정우영(알사드)이 호흡을 맞춘 미드필드 라인에도 큰 흠을 잡기 어려웠다. 정우영이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버티다보니 후반 들어선 수비에 공백이 노출됐지만, 이 부분은 손준호의 가세로 해결될 수 있음을 이번 9월 평가전에서 보여줬다.

문제는 수비다. 이탈리아 세리에A를 호령하고 있는 김민재를 제외하면 상대의 공세를 개인 능력으로 막아낼 선수가 없다.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울산)이 조금씩 불안한 징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전 경험이 적은 권경원과 정승현(울산) 등이 김민재의 짝으로 경쟁하고 있을 따름이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호흡을 맞추는 게 대안이지만 오른쪽 풀백은 여전히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매 경기 선수가 바뀌다보니 잦은 실수가 발생해 평가전 6경기에서 무실점은 2경기(칠레·카메룬)에 그쳤다. 남은 시간은 이제 두 달도 되지 않는다. 월드컵 개막 3주 전인 10월31일 국내파를 먼저 부른 뒤 11월11일 치르는 출정식까지 완성도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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