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세기의 재판’을 맞이하게 됐다. 영국 현지시간으로 16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문회는 약 10주간 진행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구단의 운명이 크게 바뀔 수 있어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맨시티가 받고 있는 115개 혐의의 주요 내용은 9년간 54회에 걸친 부정확한 재무 정보 제공, 14회에 걸친 선수 및 감독 급여 관련 부정확한 정보 제공, 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위반, 프리미어리그의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 위반 등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혐의는 구단 소유주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왕족과 연관된 기업들로부터의 투자금을 스폰서십 수입으로 위장했다는 것과 로베르토 만치니 전 감독에게 비밀 계약을 통해 공식 급여 외 추가 보수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만약 맨시티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면 최대 30점까지의 승점 삭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팀을 강등권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 수준이다. 극단적인 경우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퇴출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EFL 회원들의 투표를 거쳐 챔피언십에 합류하거나 최악의 경우 비리그 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시티의 과거 우승 타이틀 박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이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재판의 결과는 영국 축구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비롯한 핵심 선수들의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맨시티의 재정 규정 위반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의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하는 구단들의 보상 요구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맨시티 구단주가 UAE 왕족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UAE와 영국의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과르디올라 감독은 “구단의 결백을 확신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양측이 극단적 대립을 피하고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