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감독으로 울산서 모두 우승
리그 3연패 위업…선수들에 감사
프로축구 울산HD가 지난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36라운드에서 루빅손과 주민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강원FC를 2-1로 눌렀다. 승점 68점을 쌓은 울산은 2위 강원과 승점차를 7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리그 3연패에 성공했다.
울산은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성남FC의 전신인 성남 일화(1993~1995년·2001~2003년)와 전북 현대(2017~2021년)에 이어 3년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판곤 감독은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감독 차출로 갑작스레 울산HD를 맡아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6년 선수로 울산의 첫 우승을 경험한 데 이어 감독으로 또 한 번 우승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개인적으로 상당히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26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지하 10층에서 시작한 것 같다. 26년간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다. 울산이 불러줬기에 이런 영광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당시 울산은 2연패와 함께 4위로 떨어져 있었다. 김 감독은 “처음은 기대도 되고, 자신감도 있었다. 4위로 시작해 선두로 다시 올라서면서 지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내가 무슨 선택을 내린 건가 후회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실망하는 팬들을 보는 게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늘 감독의 말을 신뢰하는 선수들이 큰 힘이 됐다. 오늘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날 우승의 원동력을 주변에 돌렸지만 오랜 기간 갈고닦은 리더십과 축구철학도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에선 변방으로 취급받던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쌓은 내공은 K리그에서도 통했다.
김 감독은 “사실 전임 감독이 팀을 워낙 잘 만들어놓지 않았느냐”면서 “성품이 훌륭하고, 직업정신이 강한 선수들로 구성돼 손을 댈 부분이 많지 않았다. 선수들이 (내 축구 색깔에 대해) 확신을 가져준 게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울산HD가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강원, 김천 등이 3강을 이뤘다. ACLE 막차 티켓인 4위 싸움은 남은 2경기에서 서울, 포항, 수원FC(승점 50점) 중에서 1장으로 결정된다.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한 탈꼴찌 싸움에선 전북이 승점 38점으로 11위, 인천이 36점으로 1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