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 오심 양산 비판에 FIFA “최대 두 차례 이의 제기” 실험
유스컵서 긍정적 반응…‘FVS’ 활용하면 판정 불만 줄어들 듯
축구의 오심을 획기적으로 줄인 비디오 판독(VAR)이 또 한 번의 변신을 기다리고 있다. VAR이 거꾸로 오심을 양산한다는 비판 속에 감독이 직접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챌린지 시스템이 보완책으로 검토되고 있다. 기존 시스템인 VAR 체제에서는 감독에게 요청 권한이 없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은 14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감독이 직접 판정의 재확인을 요청하는 풋볼 비디오 서포트(FVS)의 지속적인 실험을 위해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VS는 경기 도중 발생하는 심판의 오심을 잡아내는 기존 VAR과 달리 경기 참여자인 양 팀의 감독이 오심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최대 두 차례까지 직접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FIFA는 지난 5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유스컵에서 FVS를 처음 실험한 뒤 북한이 독식한 9월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과 이달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재차 검증을 받았다.
피에르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이 시스템은 아직 시범운영의 초기 단계”라면서 “U-20 여자 월드컵과 U-17 여자 월드컵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러 회원국들이 FVS 실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IFAB가 허가를 내준다면 내년에는 FVS를 사용하는 국제대회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FVS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SAOT)처럼 VAR과 공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FIFA는 FVS를 설계할 때 그라운드를 촬영하는 카메라가 4대 이하로 적은 상황을 상정했다. 카메라 숫자가 적다 보니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오프사이드의 경우 명백하지 않다면 제대로 판독하기 어렵다.
FVS는 감독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비디오 판독 전문심판이 아닌 주심이 직접 리플레이를 확인해야 한다. 주심이 자신이 내린 판정을 번복하는 일에 심리적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FIFA는 당분간 VAR을 활용할 수 없는 환경에서 FVS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콜리나 심판위원장은 “U-20 여자 월드컵과 U-17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지도자들에게 충분히 사전 브리핑을 했고, 대회가 끝난 뒤에는 설문조사까지 진행했다. FVS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앞으로도 이 기술을 사용할 만한 가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FVS가 이 같은 한계에도 현장 감독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VAR이 판정의 정확도를 높였으나 종종 치명적인 실수와 경기 지연 문제로 큰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VAR 도입으로 판정의 정확성을 82%에서 96%로 끌어 올렸으나 같은 문제로 지난 6월 VAR 폐지 여부를 두고 투표한 바 있다. 향후 FIFA가 VAR과 FVS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판정에 대한 불만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