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되새기는 고진영

류형열 선임기자

2년 만에 세계 1위 자리 내려와

“골프에 대한 사춘기가 온 듯”

특유의 집념으로 정상 복귀 다짐

‘고진감래’ 되새기는 고진영

고진영(26·사진)의 세계랭킹 1위 시대가 마감됐다. 고진영은 넬리 코르다가 28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새로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코르다에게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게 됐다.

고진영은 2019년 7월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후 1년11개월 동안 정상의 자리를 유지해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4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US여자오픈 공동 2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1위 자리를 지켜내는 저력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고진영은 세계 1위다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10개 대회에 출전해 5번의 톱10을 기록했지만 우승 경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주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 공동 57위로 부진하더니 이번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46위에 그치며 힘을 쓰지 못했다.반면 코르다는 지난 2월 게인브리지 LPGA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주 마이어 LPGA 클래식과 이번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고진영의 트레이드마크는 컴퓨터 같은 아이언샷이다. 고진영은 2018년과 2019년에 2년 연속 그린적중률 1위에 올랐다. 올해도 순위가 6위로 떨어지긴 했지만 77.78%로 여전히 정교한 샷을 뽐내고 있다. 퍼팅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다. 2019년 파온시 퍼트 수가 1.75개였던 게 올 시즌 1.80개로 높아졌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도 2019년 29.81개에서 올해 30.35개로 높아졌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성적도 주춤한 모양새다.

고진영은 최근 “골프에 대한 사춘기가 온 게 아닌가 싶다”는 말을 한 바 있다. 뭔가 정신적인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암시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고진영은 “사춘기라는 것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에 잠시 생각할 만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고진영은 정상에 안주하는 선수가 아니다. 기꺼이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끈기와 집념도 있다. 미세 조정이 이뤄지고, 약간의 운만 따라준다면 고진영은 충분히 다시 우승자 서클, 세계 1위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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