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티샷, 연못에 빠졌지만…서요섭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경호 선임기자

물속에 잠긴 공 치는 ‘깜짝 플레이’

4타차 우승…KPGA선수권 제패

PGA투어 더 CJ컵 출전권도 챙겨

서요섭이 15일 제64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 4라운드 3번홀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서요섭이 15일 제64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 4라운드 3번홀에서 페어웨이 우드로 샷을 날리고 있다. KPGA 제공

단독선두 서요섭(25)의 마지막홀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며 벙커를 지나 연못으로 굴러들어갔다.

제64회 한국프로골프(KPGA) 선수권이 열린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0·6971야드)의 18번홀(파4)은 좌우에 연못이 있어 자칫하면 대형사고가 일어나는 곳. 2018년에도 여기서 선두를 달리던 장타자 김봉섭이 드라이버샷 실수로 허무하게 역전패하는 등 드라마가 많이 펼쳐져 ‘운명의 수레바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악명 높은 홀이다.

하지만 서요섭은 티샷 실수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2위와는 이미 5타 차. 4타를 잃어도 되는 상황에서 자신있게 드라이버를 꺼내 티샷을 날린 서요섭은 세컨드 샷도 물속에 살짝 잠긴 공을 치는 깜짝 플레이를 이어간 끝에 결국 4타 차로 우승컵을 들었다.

서요섭은 15일 이어진 제64회 KPGA 선수권 대회(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우승했다. 캐나다 교포 정선일이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2위를 차지했고, 3라운드까지 서요섭과 공동선두를 이뤘던 박준원이 2타를 잃고 3위(13언더파 267타)로 마쳤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으로 2016년부터 KPGA 투어에서 활약한 서요섭은 2019년 6월 KEB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데뷔 첫 우승을 올린 이후 2년2개월 만에 통산 2승을 거둬들였다.

한국프로골프 투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한 서요섭은 우승상금 2억원과 함께 KPGA 투어 5년 시드를 거머쥐었다. 또한 올가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출전권도 챙겼다.

서요섭은 공동선두 박준원이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앞서 갔으나 6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고 반격에 나섰다. 박준원이 이 홀에서 40㎝짜리 파 퍼트를 놓친 틈을 타 1타 차 선두로 올라선 서요섭은 이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15번홀까지 2타차 선두를 지키던 서요섭은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는 틈을 타 5타 차로 달아나 우승을 굳혔다.

18번홀 우승 퍼트(보기)를 마친 뒤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포효한 서요섭은 “2년 만의 우승이라 살짝 믿기지 않고, 너무 좋다”고 기뻐하며 “아직 군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더 큰 도전을 향한 계획을 잘 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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