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쫄지 말자” 되새기며…정상에 선 이다연읽음

춘천|김경호 선임기자

10번 홀 선두 굳힌 칩인 이글…최혜진 제치고 한화 클래식 ‘우승’

20개월 만에 통산 6승 ‘두 번째 메이저 정상’…KLPGA 상금 5위

29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2021’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이다연이 티샷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 2021’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이다연이 티샷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다연(24)은 한화 클래식 마지막날 전반 9홀까지 4타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원온이 가능한 내리막 330야드 10번홀(파4)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곧바로 그린을 노렸고, 결국 이글을 잡아내며 승리를 굳혔다.

‘157㎝의 작은 거인’ 이다연이 29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 팰리스GC(파72·67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다 상금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4개를 잡고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최혜진(12언더파 276타)을 7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20시즌 오픈 대회로 2019년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 이후 1년8개월 만에 통산 6승을 거둔 이다연은 우승 직후 “너무 오랜만의 우승이라 얼떨떨하다. 다시 우승하지 못할까 조바심을 냈는데, 힘든 시간을 가족과 함께 이겨냈다”며 눈물을 훔쳤다.

2019년 한국여자오픈에 이어 메이저 2승을 거둔 이다연은 우승상금 2억5200만원을 획득, 시즌 상금 5위(4억 7513만원)로 9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2라운드 후반 9홀부터 45홀 연속 노보기 행진에, 2017년 오지현이 세운 종전 대회 최소타(13언더파 275타) 기록을 6타나 넘어서는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3라운드에서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7언더파 65타)을 뿜어내며 2위 최혜진에게 3타 앞선 선두로 나선 이다연은 이날도 완벽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3시즌 연속 대상 수상자 최혜진(22), 통산 5승의 베테랑 김지현(30)과 챔피언조로 나선 이다연은 최혜진이 1번홀(파5) 버디로 따라오자 5번홀(파3) 버디로 응수하며 3타차를 지켰다. 8번홀(파4)에서는 최혜진이 세컨드샷을 핀 바로 옆에 붙여 탭인 버디로 먼저 홀아웃했지만 이다연도 5m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넣고 맞불을 놓았다. 승부는 10번홀에서 완전히 갈렸다. 최혜진의 9번홀(파4) 보기로 5타차로 앞서간 이다연은 여기서 안전하게 지키는 플레이를 할 수도 있었지만 과감히 드라이버를 꺼내 그린을 향해 티샷을 쏘았다. 원온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다연은 그린 왼쪽 14m 지점 러프에서 칩인 이글을 잡고 펄쩍 뛰며 기뻐했다. 내리막을 타고 빠르게 굴러가던 공이 홀을 한 바퀴 돌며 들어가자 이다연은 우승을 확신한 듯 오른손 주먹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다연은 “사실 안전하게 플레이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계획했던 대로 하자고 생각해 그린으로 과감히 쳤다”면서 “어려운 라이였지만 준비한 대로 쳤고, 사실 저도 놀랐다”고 말했다. “홀을 지나면 많이 내려갈 거 같았는데 이글이 돼 더 큰 액션을 보인 것 같다”고 했다.

긴장감이 올라올 때는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의 “쫄지 말자”는 정신을 다졌다고 했다. “처음엔 긴장했지만 최대한 제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쫄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그 말이 도움이 됐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 ADT 캡스(11월) 우승 이후 9개월 만에 통산 11번째 우승을 노린 최혜진은 버디 4,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2위 상금 1억5400만원을 챙기며 확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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