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귀화한 결정적인 이유는 파벌싸움 아니다”

소치 | 김세훈 기자

안현수가 국내에서 극도의 쏠림현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귀화 논란에 종지부를 스스로 찍었다.

안현수는 22일 소치동계올림픽 3관왕에 오른 뒤 특별 인터뷰를 했다. 러시아빙상연맹이 마련한 자리로 올림픽 공식 인터뷰가 모두 끝난 뒤 러시아빙상연맹회장과 안현수가 참석한 채 이뤄졌다.

안현수가 22일 소치올림픽 3관왕에 오른 뒤 특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치 | 김세훈 기자

안현수가 22일 소치올림픽 3관왕에 오른 뒤 특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소치 | 김세훈 기자

다음은 안현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인터뷰를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안현수의 답변) 나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국 선수들의 부진과 맞물려 나가는 게 올림픽 내내 힘들었다. 선수들이 무슨 죄냐.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후배들이다. 내가 그동안 인터뷰를 하지 않자 내가 하지 않은 말이 너무 부풀려졌다.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올림픽 기간 중에는 올림픽 집중을 위해서 미뤘을 뿐이다.”

-귀화를 결정한 과정은 어땠나.

“(안현수의 답변) 러시아에 올 때 처음부터 귀화에 대한 생각과 확신을 갖고 온 것은 아니다. 훈련하면서 환경과 시스템 등에서 부상의 여파가 큰 나는 나를 믿어준 게 가장 컸다. 회장님이 많이 믿어줬다. 회장님도 어려운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도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겠나. 그래서 나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에 처음 1,2년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회장님은 나를 편안하게 해줬다. 그런 게 맞불려 귀화를 결정하게 됐다. 나를 인정하고 믿어주는 곳이라서 결정했다.”

-한국대표팀에서 탈락한 게 파벌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나‘

“(안현수의 답변) 아버지가 너무 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나와 의견충돌이 있었다. 내가 말하지 않은 게 자꾸 부풀려졌다. 아버지가 나를 너무 아끼는 마음으로 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피해를 보는 부분도 있었다. 2008년 무릎을 다쳤고 그 부상 여파로 1년 동안 4번 수술을 받았다. 밴쿠버올림픽 선발전에 앞서 한 달 밖에 운동하지 못했다. 한국 룰에 맞춰 준비하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혜를 누릴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파벌은 있었지만 그게 내가 귀화를 결정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내가 분명히 말했듯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싶었고 나를 믿어주는 곳에서 마음 편히 운동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한국에서 나 때문에 시끄러워지는 거 나도 원치 않는다. 한국선수들과 부딪히는 기사가 나가는 것도 아쉽다.”

-귀화과정을 설명해 달라

“(러시아연맹 회장의 답변) 2011년 4월이었다. 나는 편지 한통을 받았다. 안현수 삼촌이 보낸 것이었다.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나는 수락했다. 안현수가 러시아에 왔을 때 귀화할 의사가 없었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훈련하러 오는 게 아니라 러시아대표팀을 하기 위해 오는 것으로 합의됐다. 러시아 선수로 나가려면 시민권을 얻어야 했고 그래서 한국국적은 포기했다.”

-회장과 안현수의 말이 다르다. 안현수 선수가 선후관계를 설명해 달라

“(안현수의 답변) 귀화는 내가 러시아에 와서 결정했다. 러시아 출발 전부터 귀화를 해야겠다는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 와서 회장님과 미팅을 통해 이런 말을 오가면서 결정됐다. 귀화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은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미흡했던 부분도 많았다.”

-한국에서 믿음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안현수의 답변) 2008년 좋은 대우 받고 성남시청에 입단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부상을 당했다. 성남시청에 보여준 게 하나도 없었다. 성남시청도 나를 믿고 영입한 게 아니었나. 나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정말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잘 안됐다. 이후 팀이 해체됐는데 해체된 시기가 내 계약 마지막 해였다. 당시 다른 팀도 있지 않느냐는 말이 나왔지만 한국에는 시청팀이 많지 않고 선수들도 거의 꽉 차 있었다. 그리고 나를 원하는 팀도 많지 않았다. 물론 내가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원하는 올림픽에 한번 나가보고 싶었다. 러시아행은 나를 위한 선택이고 모든 걸 내가 감수해야한다고 생각. 지금도 결정에 후회는 없다. 나에게 이런 기회 준 러시아에 고맙다.”

-올림픽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 안현수를 매매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러시아연맹 회장의 답변) 추측성 보도다. 러시아가 귀화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미국이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과 경쟁도 하지 않았고 매수도 절대 없었다. 안현수가 처음 러시아와 와서 검진을 받았다. 그 때 러시아 의사들도 이런 선수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했다. 의사들도 놀랬고 성공가능성에 대해 의심했다. 부상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결혼을 한 것인가.

“(안현수의 답변) 식만 안올렸을 뿐 우리는 부부다.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내가 좋은 성적을 내서 내 옆에 있는 사람이 피해를 덜 보게 한 것 같다. 그가 힘들지 않기를 원했다.”

-올림픽 이후 계획은.

“(안현수의 답변) 아직 아무 것도 없다. 일단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 이후는 아직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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