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없는 도쿄 올림픽읽음

이용균 기자
<b>성화 봉송은 계속</b> 일본 배우 쓰루노 다케시(왼쪽)가 지난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 설치된 도쿄 올림픽 성화대에서 성화 봉송을 위해 채화하고 있다.   후지사와 | UPI연합뉴스

성화 봉송은 계속 일본 배우 쓰루노 다케시(왼쪽)가 지난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사와시에 설치된 도쿄 올림픽 성화대에서 성화 봉송을 위해 채화하고 있다. 후지사와 | UPI연합뉴스

방사능 해결책·독도 억지 주장 제재·욱일기 금지·IOC의 ‘정의’
일본 “후쿠시마 식재료 사용” 대표팀은 “안전한 도시락 제공”
한·일전 욱일기 등장 가능성 등에 IOC “정치 문제” 일 입장 대변

2020 도쿄 올림픽은 경기 외에도 ‘3가지 불편함’과 싸워야 한다. 메달을 다투는 최정상급 선수들의 승부를 가르는 요소는 기술이 아니라 집중력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문제다. 도쿄 올림픽의 또 다른 ‘3중고’는 방사능과 독도, 욱일기다. 이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하게 만든다. 현재로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치를 기대”하는 게 최선이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 벌어진 방사능 유출이 ‘문제없음’을 과시하겠다는 뜻이다. 대한체육회는 “국내 식재료를 공수하고, 현지에서 안전이 검증된 신선 식재료를 더해 도시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올림픽 규정상 도시락을 선수촌 내부로 반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선수단은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 또는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 도시락을 나눠주기로 했다. 선수단에는 가능한 한 선수촌 내 식당 이용 시 생선 종류를 먹지 말 것을 교육할 계획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선수촌 식당 식재료에 대해 IOC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협조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격 대표팀 김민정은 “솔직히 음식이 걱정되는 면이 있다. 끼니마다 일단 도시락을 다 신청해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 홈페이지 독도 표기 문제, 경기장 욱일기 반입 문제도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독도 문제와 관련해 정치와 체육을 분리한다는 원칙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외교부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독도 문제에 대한 체육계의 항의에도 한계가 있다. 이 회장은 “유승민 IOC 선수위원과 함께 IOC를 방문하려 했는데 토마스 바흐 위원장 일정이 여의치 않다. 일본에서 만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중국, 러시아와 협력하는 방안이 있는데, 이들 나라의 관심이 조금 적다는 애로 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욱일기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이 회장은 “민감한 문제여서 IOC와 조직위가 자제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지만, 강한 제재 방침이 없는 한 응원도구의 등장을 완벽히 막기는 어렵다. 특히 이번 대회는 유도, 탁구, 레슬링, 야구 등 일본과 메달 경합을 벌이는 종목들이 많다. 메달 색을 가리는 한·일전에서 일본 선수를 향한 일방적 응원도 불리한 요소지만, 욱일기의 등장은 분위기를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선수단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올림픽대표팀 최고 맏형인 사격 대표팀의 진종오는 28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독도 문제 등 경기 외적 불편한 요소들이 많다. 아쉬운 점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냥 확 세게 얘기해도 돼요? 난 할 수 있는데”라며 웃었다. 물론 IOC는 이를 ‘정치적 발언’이라 규정해 제재할 가능성이 높다. 방사능과 독도, 욱일기 등은 세계 평화 관련 이슈임에도 이를 주변국의 ‘정치 문제’로 프레임화한 일본의 전략 때문이다. 진종오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데,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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