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조마조마…코로나 따돌리고, 꿈의 무대를 누벼라

이용균 기자

우리는 국가대표…흔들리지 않아

양궁대표팀의 강채영은 지난달 28일 미디어데이에서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 주셨지만, 우리는 ‘올림픽 할 거다’라는 생각만 하고 연습해왔다”고 말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묻는다. ‘올림픽 진짜 하는 거 맞아?’

2020 도쿄 올림픽은 강행되고 있다. 개최와 연기, 취소 사이 여러 의견 속 갈팡질팡 이어져왔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강행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경제적 문제와 정치적 계산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일본 내 80%나 되는 개최 반대 여론도 주저앉혔다. 예정대로라면 23일 개막이지만, 대회 분위기와 방식은 분명 이전과는 다르다.

■ 팬데믹 속 비정상 올림픽

야구 양의지

야구 양의지

골프 고진영

골프 고진영

도쿄 입성 후 3일 격리 거쳐
매일 코로나 항원 검사 받고
훈련 동선도 철저하게 통제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 4일 하루에만 확진자 수가 1485명으로 15일 연속 증가 추세다. 지난달 19일 입국한 우간다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지난 3일 입국한 세르비아 선수단 중 1명이 도쿄 하네다 공항 검역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도쿄 올림픽은 사실상 격리 상태에서 대회를 치르는 ‘버블 올림픽’이다. ‘플레이북’이라는 방역 규정을 엄격히 적용한다. 선수단 일행 중 한 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오면 나머지 전원이 추가 확인 때까지 격리된다. 훈련도 불가능하다. 입국 뒤 3일 격리가 원칙인 가운데 백신을 맞았더라도 PCR 검사가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을 때 GPS 동선 확인 통제하에 훈련이 가능하다. 경기가 다 끝나면 48시간 이내 출국이 원칙이다. 야구 대표팀은 오는 29일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26일 출국 예정인데, 일정이 꼬이면 자칫 훈련도 하지 못하고 바로 29일 실전을 치를 수 있다. 축구 대표팀 역시 17일 출국해 22일 뉴질랜드와 경기를 치르는데, 훈련장 사용에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하고 있다.

수시로 행해지는 코로나19 검사 등도 자칫 경기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다. ‘플레이북’에 따르면 모든 선수는 매일 타액으로 하는 항원 검사를 받아야 하고, 양성이 나올 경우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양성 판정을 받으면 아예 메달 경쟁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위양률 높은 항원 검사 결과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충격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방역 규칙 위반 시 경기에 못 나서는 것은 물론 국외 추방과 손해 배상을 감수해야 한다. ‘걸리면 죽는다’ 수준의 감시와 통제, 불안 속에서 대회가 치러진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인도 선수단에 대한 규정은 더 강화돼 출국 전 7일 동안 매일 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와야 한다. 인도 올림픽위원회는 “불공정하다”고 항의했다.

■ 대표팀 성적, 코로나 블루 날릴까

탁구 신유빈

탁구 신유빈

축구 이강인

축구 이강인

태권도 이대훈

태권도 이대훈

5년 기다린 국가대표들
“올림픽만 보면서 연습했다
국민 걱정, 성적으로 보답”

한국 대표팀은 코로나19 스트레스에 ‘불편한 이웃’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홈페이지 독도 표기 문제, 응원석 욱일기 사용 가능성, 주최국 일본의 홈 텃세 등도 대표팀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여러 종목에서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는 일본과의 승부는 승패를 넘어선 특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더욱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

거꾸로 이런 악조건들이 대표팀 성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정책은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내 훈련의 집중력을 높였다. 사실상 외부와 격리된 상태에서 대회를 준비했다. 강채영은 “예전보다 관심이 줄어든 감이 있어 아쉽지만 오히려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역도 대표팀 김수현은 “마지막 외박 때 머리를 금색으로 물들이고 왔다”며 웃었다.

잦은 코로나19 검사 역시 대표팀에는 이미 익숙한 요소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대표팀 선수들이 국내 방역 시스템에 익숙한 데다 국제대회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검사와 격리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스포츠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저돌적 메달 생산 기지’ 역할을 해 왔다. 방식의 명과 암이 지적되지만, 악조건 속에서는 유리하게 작동한다.

이번 대회 공식 목표는 금 7개로 메달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이지만 15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팀 최고참 진종오는 “많은 분들의 걱정,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호성적은 잔뜩 가라앉은 국내 코로나 블루도 날릴 수 있다. 경향신문은 향후 전체 선수단의 목표 달성 여부를 가를 11개 종목을 선별해 해당 종목에 관한 정밀 분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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