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식 VIP만 입장”…‘중계방송용 올림픽’ 된다

최희진 기자

마라톤·경보 코스 접근 금지

도쿄 시내 성화 봉송도 중단

일본 정부가 도쿄 지역에 긴급사태를 재선포하기로 함에 따라 2020 도쿄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AP통신은 도쿄 올림픽이 TV 중계방송용 이벤트가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도쿄에 긴급사태를 다시 선포한다는 방침을 여당 측에 전달했다고 7일 보도했다. 긴급사태가 끝나는 시한은 다음달 22일이다.

앞서 아사히신문도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23일 6만8000석 규모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회식에 VIP만 입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정부 고위관계자, 후원사 관계자 등 VIP의 규모는 약 1만명인데, 이 숫자 또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신문은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가 협의를 거쳐 8일 무관중 방침을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만 해도 일본은 내국인에 한해 경기장당 1만명, 또는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50%까지 입장을 허용하는 안을 저울질했다. 현재 일본은 비올림픽 스포츠 행사에 5000명까지 입장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이날 도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20명에 이르자 아예 무관중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리 요시로 전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지난 6일 한 행사에서 “무관중도 괜찮다. 올림픽은 선수를 위해 하는 것이지 관중을 위해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반 관중이 배제되는 것은 실내 행사만이 아니다. 도쿄올림픽조직위는 삿포로에서 개최되는 마라톤과 경보 코스에 일반인들의 접근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집 앞을 지나가도 삿포로 시민들은 TV로 경기를 볼 수밖에 없다. 스지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삿포로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응원하기를 바랐던 사람들에게는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의 주요 이벤트인 성화 봉송도 중단됐다. 도쿄도는 당초 9일 시작할 예정이던 도쿄 시내 성화 봉송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후쿠시마에서 시작된 일본 내 성화 봉송은 일정이 변경되고 경로가 수정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간 성화는 공원처럼 인파가 많지 않은 곳 위주로 전달돼 왔으나 인구밀도가 높은 도쿄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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