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자기 이름 딴 기술 ‘도마 남매’…자기 실력 발휘, 새 역사 쓴다

이용균 기자

기계체조, 뛰어 올라, 멋지게 돌아라

양학선, 여서정

양학선, 여서정

양학선, 런던의 영광 재현 기대
여서정, 아버지에 금 선사 다짐
리우 노메달 떨치고 “명예회복”

기계체조는 맨몸으로 인간의 움직임을 극대화시키는 종목이다. 마루와 철봉, 뜀틀, 링 등을 활용해 보통 사람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고난도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육상, 수영, 레슬링 등과 함께 ‘기초종목’ 중 하나로 꼽힌다. 근력과 순발력, 균형 감각 등이 고도로 집중돼야 한다.

한국 기계체조 국가대표팀은 1988년 서울 대회 박종훈이 남자 도마에서 올림픽 첫 동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대회마다 1개 이상이 메달을 땄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여홍철이 남자 도마에서 첫 은메달을 땄고,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양학선이 역시 남자 도마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2016년 리우 대회 때 처음으로 노메달을 기록한 체조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의 ‘역사 만들기’에 나선다.

역사의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양학선(29)과 여서정(19·이상 수원시청)이다. 둘 모두 한국 체조 대표팀의 강세 종목 도마에서 메달을 노린다.

양학선과 여서정 모두 자신의 이름을 딴 고유기술을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집에 등록했다.

‘양학선’은 앞짚고 한 바퀴 돌면서 세 바퀴를 비트는 기술로 처음 등재 때 기본 난도 6.4로 평가됐으나 현재는 6.0으로 낮춰졌다. ‘여서정’은 앞짚고 뛰어 두 바퀴 비트는 기술이다.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기술 ‘여2’(앞짚고 뛰어 두 바퀴 반 비틀기)보다 반 바퀴 덜 비트는 기술이지만 여자 선수로서는 첫 기술이어서 기술집에 등록됐다. 여서정의 기록집 등재 때 기본 난도는 6.2였다.

기본 난도 6점이 넘는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는 세계에서도 많지 않다. 이번 올림픽 메달을 가르는 변수 역시 6점대 고난도 기술을 각자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양학선과 여서정 모두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양학선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 ‘조건부’로 선출됐다가 지난 9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대표 선발이 확정됐다. 여서정 역시 자신의 기술 ‘여서정’의 완성도와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매진했다. 2바퀴를 비튼 뒤 안정적 착지로 이어지려면 비틀기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몸을 곧게 펴는 동작이 중요하다. 이 동작의 연결이 매끄럽게 이뤄진다면 메달권이 가능하다.

남자 도마는 대표팀 선수들 3명이 메달에 도전한다. 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류성현과 양학선은 단체전 멤버로 도마 결선 진출을 노린다. FIG 도마 세계랭킹 1위 신재환(23·제천시청)은 개인자격으로 도마 종목에 나선다. 3명 모두 메달에 도전하기 때문에 체조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2명 이상이 나란히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여서정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아버지가 못 딴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꼭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며 울먹였다. 가장 큰 경쟁자는 미국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다. 바일스는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유르첸코 더블 파이크’라는 기술에 성공했다.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줄이는 차원에서 결정한 난도가 6.6이지만 항상 완벽하게 성공하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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