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재능에 노력까지…스피드 비결은 ‘잠영’

도쿄 | 이용균 기자

황선우, 양팔 엇박자 ‘로핑 영법’
리듬감·키킹 능력 없으면 어려워
수영 배울 때부터 본능적인 터득

황선우(18·서울체고)의 폭발적 스피드의 비결은 ‘잠수함 수영’이다. 레이스 중 물속에 잠겨 있는 시간을 늘려 스피드를 높인다. 이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천부적인 리듬감과 폭발적인 키킹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물 위에 떠 있는 배보다 잠수함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물 저항과 공기 저항을 함께 받으면 물속의 저항보다 더 커지기 때문이다. 물속이 더 빠르기 때문에 수영에서는 스타트와 턴 때 잠영거리를 15m로 제한한다. 황선우의 ‘로핑 영법’은 머리와 어깨를 박아 넣으면서 몸 전체가 물속에 잠기는 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잠영 효과를 높이는 수영이다.

500m부터 시작한 박태환이 ‘힙 드리븐’ 영법을 구사했다면 황선우는 잘 알려진 대로 ‘로핑 영법’을 사용한다. 오른팔과 왼팔의 박자가 다른 ‘엇박자 수영’이다.

로핑 영법은 ‘갤럽 영법’ 또는 ‘하이브리드 영법’이라고도 불린다. 황선우는 수영 때 오른팔을 크게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오른팔을 물 밑으로 넣어 강하게 끌어당기는 동안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호흡한다. 이 때문에 자신의 오른쪽 레인의 선수들만 볼 수 있다. 결승 7번 레인은 많은 선수들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포지션이었다.

로핑 영법의 장점은 ‘잠영’에 있다. 오른 스트로크를 크게 돌리면서 머리를 물속에 박는 스타일의 수영이다. 로핑 영법은 오른손의 힘을 활용하는 영법이 아니라 머리와 어깨를 물속으로 강하게 박아 넣으면서 잠영을 만드는 기술이다.

힙 드리븐 영법 때 키킹은 물 위를 오르내리며 이뤄진다. 팔을 2번 저을 때 4번의 키킹(투 스트로크 포 키킹)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4번의 키킹이 모두 물 위와 속을 오르내린다. 로핑 영법은 투 스트로크 포 키킹 중 3번 정도의 키킹이 물속에서 이뤄진다. 키킹 때 물보라가 덜 일지만 물속에서 키킹이 이뤄지기 때문에 추진력이 더 좋다. 황선우의 물속 키킹은 잠수함의 스크루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수영이 수면과 평행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로핑 영법은 물 위와 아래를 오르내리는 파동 형태의 움직임을 띤다. 얼핏 낭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보이지만 잠영 구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더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다.

누가 로핑 영법을 가르쳐준 게 아니다. 황선우는 수영을 시작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로핑 영법을 익혔다. 어떻게 하면 물속에서 더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터득했다. 물을 오르내리는 천부적인 리듬감에 물속에서 추진력을 내는 강한 키킹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영 스타’의 등장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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